경제적 자유를 달성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직장을 그만둘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실제로는 일을 계속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자유를 단순히 부자가 되는 상태가 아니라, 돈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상태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리서치·데이터 인텔리전스 기업 PMI가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경제적 자유를 달성했을 때 “일을 완전히 그만두겠다”고 답한 비율은 12.4%에 그쳤다.
가장 많은 응답은 “근무 시간을 줄여 계속 일하겠다”로 34.6%를 차지했다. 이어 “현재 일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응답이 27.9%, “수입과 상관없이 진짜 하고 싶은 일로 옮기겠다”는 응답이 25.1%로 집계됐다.
응답 결과를 종합하면 경제적 자유를 얻더라도 10명 중 9명 가까이는 어떤 형태로든 일을 계속하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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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자유에 대한 인식 역시 과거와는 차이를 보였다. 응답자들은 경제적 자유를 단순한 자산 증식이나 고소득 상태가 아니라 “돈 때문에 원하지 않는 선택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로 받아들이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일을 계속하겠다고 답한 이유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규칙적인 생활 유지’였다. 전체 응답자의 33.9%가 이를 선택했으며, 50대에서는 44.6%까지 비율이 높아졌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노동이 단순한 생계 수단을 넘어 삶의 리듬과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반면 20대는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이유를 많이 꼽았다. 소득이 계속 필요하다는 응답이 23.5%, 성취감을 얻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18.4%로 나타났다.
경제적 자유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가장 크게 교차하는 세대는 30대였다.
조사 결과 경제적 자유 달성이 어렵다고 답한 30대는 38.7%로, 가능하다고 본 응답 29.5%보다 많았다. 전 세대 가운데 가장 비관적인 시각을 가진 셈이다.
하지만 동시에 경제적 자유를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세대 역시 30대였다.
저축을 하고 있다는 응답은 45.6%, 금융투자는 39.0%, 소비 절약은 35.5%로 대부분 항목에서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지만 목표는 더욱 멀게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분위기는 투자에 대한 인식에서도 확인된다.
오픈서베이의 ‘금융 투자 트렌드 리포트 2026’에 따르면 “나만 투자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 같다”는 FOMO(Fear Of Missing Out·소외 공포)에 동의한 비율은 30대가 69.1%로 가장 높았다. 20대 역시 64.4%에 달했다.
특히 30대의 74.5%는 금융투자가 필수적이라고 답했다.
낮은 예금 금리와 월급만으로는 부족한 소득 구조가 투자 열풍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투자 시작 이유로는 낮은 예금 금리(47.3%)와 월급만으로 부족한 소득(44.3%)이 가장 많이 꼽혔다.
직장인들 사이에서 “월급만으로는 자산 형성이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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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정보를 얻는 방식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경제적 자유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는 채널은 유튜브(37.4%)와 경제 뉴스(35.5%)였다.
눈에 띄는 점은 ChatGPT 등 인공지능(AI) 서비스를 활용한다는 응답이 15.6%를 기록해 증권사 리포트(14.6%)를 처음으로 앞질렀다는 사실이다.
특히 20대의 AI 활용 비율은 50대보다 두 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과거에는 전문가 보고서나 증권사 분석 자료를 참고했다면, 이제는 AI에게 종목과 산업 전망을 묻고 투자 아이디어를 얻는 새로운 투자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세대별 투자 성향 차이도 뚜렷했다.
20~30대는 해외 주식과 해외 ETF, 글로벌 기술주 중심의 성장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반면 50~60대는 국내 주식과 ETF를 중심으로 안정성과 배당 수익을 중시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PMI 조민희 대표는 “경제적 자유의 의미가 단순한 자산 축적보다 불안에서 벗어난 상태로 수렴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한국인에게 경제적 자유는 노동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노동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한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는 한국인들이 꿈꾸는 경제적 자유가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삶’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일하기를 원하지만, 그 일을 생존이 아니라 선택의 영역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결국 경제적 자유의 핵심은 노동의 종결이 아니라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데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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