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김봉연 기자] 국내 출판계 최대의 축제인 ‘2026 서울국제도서전’이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올해는 인공지능(AI)의 범람 속에서 인간 고유의 사유와질문이 지닌 가치를 되짚는 자리로 꾸려졌다.
개막식에는 대통령 부인 김혜경 여사를 비롯해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필립 베르투 주한 프랑스 대사 등 정재계·문화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 여사는 축사에서 “좋은 책 한권이 한 사람의 생각을 바꾸고 나아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며 도서전의 성공적인 개최를 축하했다. 김 여사는 개막식 직후 전시장 곳곳을 방문해 개별 출판사 부스를 둘러보고 직접 도서를 구매하는 등 현장 관계자들과 격려했다.
김태헌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은 환영사에서 “인간의 사유와 상상력이 살아있는 이 책의 축제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오는 28일까지 닷새간 진행되는 이번 도서전에는 전 세계 18개국에서 538개 출판사 및 유관 단체가 참여해 역대급 규모로 치러진다.
◇키워드는 ‘호모 두두리’... AI 역습에 ‘인간의 질문’으로 답하다
올해 슬로건은 ‘인간선언 호모 두두리(Homo duduri)’다.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인간을 형상화한 신조어로, AI가 내뱉는 즉각적인 답변에 종속되지 않고 인간 스스로 미지의 세계를 향해 질문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는 성찰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에 발맞춰 도서전 기간에는 AI 시대 속 인간의 실존과 사유를 논하는 다채로운 세미나와 학술 강연, 저자 사인회 등 총 415개의 풍성한 프로그램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도서전 기간에는 AI 시대 인간의 실존과 사유를 논하는 세미나·학술 강연·저자 사인회 등 총 415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소설가 은희경·김애란,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 배우 김신록, 뇌과학자 장동선,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 선재스님 등 분야를 막론한 멘토들이 강단에 선다.
올해 주빈국으로 선정된 프랑스는 약 1만2000여 종의 방대한 도서 라인업과 함께 프랑스 특유의 언어·미식 문화를 소개한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철학자 파스칼 브뤼크네르·미식 평론가 프랑수아 레지스 고드리가 프랑스관을 직접 찾는다.
◇15만 인파 예고…‘사유화 논란’ 속 대안 도서전 맞불
지난해 입장권 품귀 사태를 빚었던 도서전은 올해도 개막 첫날부터 인산인해를 이루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올해 약 15만명의 독자가 현장을 찾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정판 도서·굿즈 판매와 함께 해외 바이어를 대상으로 한 판권 수출·IP 비즈니스 상담도 활발히 전개된다.
다만 축제의 이면에는 출판계 내부의 진통도 감지된다. 한정된 공간으로 인해 참여를 희망한 출판사들이 대거 탈락하면서 선정 과정의 투명성을 둘러싼 잡음이 불거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서울국제도서전의 운영 방식을 두고 ‘사유화’라는 날 선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상업주의화에 반발한 대안적 움직임으로 별도의 소규모 도서전이 동기간 개최된다. ‘서울국제도서전의 공공성 회복을 촉구하는 출판인 모임’은 현 도서전의 공공성 상실을 지적하며,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간 서울 용산구 노들섬에서 ‘서울제대로도서전’을 별도로 개최한다.
Copyright ⓒ 직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