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충북 청주시가 추진하는 ‘대청호 국가생태탐방로 조성사업’ 입찰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정량·정성평가 결과보고서’와 ‘위원별 세부 평가표’를 분석한 결과 입찰의 객관적인 검증 절차를 재점검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미 심사위원이 포섭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된 터다.
이번 입찰에서 최종 1위로 선정된 업체는 경영상태와 수행 실적 등을 반영한 객관적 지표인 ‘정량평가’에서 4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심사위원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되는 ‘정성평가’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종합순위를 뒤집었다. 객관적 검증 지표보다 주관적 평가가 낙찰 여부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거다.
의혹의 중심은 정성평가 점수 분포에 있다. 동일한 업체를 두고 심사위원들이 부여한 점수가 최대 20점 이상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 전문가들은 “전문가 집단이 참여하는 평가에서 이 정도로 극단적인 점수 편차가 발생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평가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점수 분포에 대한 합리적인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시는 심사의 공정성을 위해 최고점과 최저점을 제외하는 ‘절사평균’ 방식을 운용하고 있지만 심사위원들 사이의 점수 편차가 크고 결과적으로 점수 분포가 특정 방향으로 쏠리는 정황이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결과가 단순한 심사위원의 재량 범위 내에 있는 것인지, 아니면 평가 과정에서 특정 업체를 위한 점수 관리가 있었던 것인지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청호 국가생태탐방로 조성사업 입찰 비리 의혹 취재 과정에서 청주시에서 취재기자의 신상정보가 유출된 정황도 나왔다. 취재기자가 시에 해당 사업 입찰과 관련한 정보공개를 청구한 이후 이번 입찰 관련 업체들에 취재기자의 신상정보가 퍼진 거다. 입찰에 참여한 업체 관계자들은 정보공개 청구인이 특정 취재기자임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특히 해당 업체들은 이를 바탕으로 취재기자의 행적을 수소문하고 다니는 등 언론의 정당한 취재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정황까지 포착됐다. 입찰 관련 업체들이 정보공개 청구인의 실명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건 시청 내부에서 의도적으로 취재기자의 신상정보를 업체에 흘려 조직적으로 취재에 대응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공공 입찰 업무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정보공개 청구는 담당 공무원의 승인과 결재를 거쳐야 하는 내부 업무”라며 “내부 조력자 없이 업체가 청구인의 실명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건 시의 보안시스템이 특정 업체를 위해 사실상 무력화됐음을 보여주는 심각한 기강 해이”라고 지적했다. 청주시 공무원이 민원인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는커녕 오히려 취재 대상 업체에 넘겨주는 건 시 공무원이 ‘사설 정보원’ 역할을 자처한 것과 다름없다는 거다.
청주=김현수 기자 mak44@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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