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임나래 기자] 서울과 수도권 핵심 지역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자 매수세가 비규제지역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구리·남양주·용인 기흥·화성 동탄 등에서는 거래량과 집값이 함께 뛰고, 추가 상승을 기대한 계약 해제 사례까지 늘어나면서 이른바 ‘풍선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다.
24일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 주요 비규제지역의 거래가 최근 가파르게 증가했다.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서울과 일부 수도권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과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등으로 묶이면서 규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인접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은 구리시와 남양주시, 수원시 권선구, 안양시 만안구, 용인시 기흥구, 화성시 동탄구 등이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양호한 데다 반도체 산업벨트와 광역교통망 확충 등의 개발 기대감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이들 지역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상반기 1만2556건에서 올해 상반기 2만688건으로 늘었다. 1년 만에 거래량이 약 64% 증가한 셈이다.
가격도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호당 평균 실거래가는 구리시와 화성 동탄구가 지난해보다 각각 9.3% 올라 6000만원 이상 상승했다. 용인 기흥구 역시 평균 거래가격이 약 4000만원 높아졌다.
지역별로 보면 구리시는 서울 동북권과 생활권을 공유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이 부각되고 있다. GTX-B 노선과 한강변 개발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함께 유입됐다.
남양주는 왕숙신도시 개발과 GTX-B, 지하철 8호선 연장 사업 등이 추진되면서 꾸준히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산신도시와 별내권역은 서울 동북권 대체 주거지로 자리 잡으며 실거주 수요가 두터운 편이다.
용인 기흥구와 화성 동탄구는 반도체 산업 호황의 직접적인 수혜 지역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관련 종사자 수요가 집중되면서 주택시장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기준 올해 주택가격 상승률은 기흥구가 5.99%, 동탄구는 9.57%를 기록해 경기권 최고 수준에 올랐다.
최근에는 거래 증가와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계약 해제 사례도 늘었다. 향후 더 높은 가격에 매도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계약금을 포기하거나 배액배상 부담을 감수하고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수도권 주요 비규제지역의 아파트 매매계약 해제 건수는 올해 상반기 124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027건)보다 약 21% 증가했다. 특히 화성 동탄구는 올해 상반기에만 351건의 계약 해제가 발생해 전체의 약 28%를 차지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최근 구리와 화성 동탄, 용인 기흥 등은 일부 지표에서 규제지역 지정 요건에 근접하거나 이미 충족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시장 과열이 이어질 경우 정부가 규제지역 추가 지정 카드를 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대출과 세금, 청약 등에서 제약이 커지는 만큼 단기 시세차익만을 보고 접근하기보다는 실거주 가치와 지역의 장기 경쟁력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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