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시작된 반도체주 급락이 미국과 유럽 증시까지 충격을 전파하면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고배율 레버리지 ETF가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금융당국도 긴급 대응에 나섰다.
최근 코스피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 과정에서 해당 종목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투자자들의 손실이 급격히 확대됐고, 일부 상품은 하루 만에 20%가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다.
문제는 이러한 가격 하락이 단순한 투자 손실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 변동폭을 배수로 추종하기 때문에 주가가 급락할 경우 운용사 차원의 헤지 거래와 투자자들의 강제 청산 물량이 동시에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매도 압력이 연쇄적으로 확대되며 시장 전체의 하락세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발 충격, 미국 반도체주까지 번졌다
실제로 글로벌 투자은행과 주요 외신들은 이번 조정을 단순한 차익실현이 아닌 구조적 변동성 확대 사례로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국내 반도체 대형주의 하락이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부추겼고, 이후 미국 기술주와 반도체 업종으로 불안 심리가 번졌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는 엔비디아를 비롯해 AMD, 퀄컴, 인텔,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며 투자심리 위축을 반영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급등했던 반도체 업종이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을 안고 있었던 만큼 작은 충격도 시장 전반에 큰 파급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한국 증시가 글로벌 반도체 투자심리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면서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성향을 자극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금융당국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주요 증권사 최고리스크책임자들과 긴급 회의를 열고 레버리지 ETF 관련 위험 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개인 투자자의 고위험 상품 접근 기준 강화와 신용거래 관리 방안 등이 검토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반도체 업황 자체가 급격히 악화된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AI 서버 투자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 등 중장기 성장 동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다만 최근 사례는 레버리지 상품이 상승장에서는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손실을 기하급수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업계에서는 향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보다도 레버리지 ETF 자금 흐름과 외국인 수급 변화가 시장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투자자들 역시 단기 수익률에만 집중하기보다 상품 구조와 위험도를 충분히 이해한 뒤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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