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은 지난 22일 충남 계룡대에서 6·25전쟁 참전용사 한희나 옹(96)을 초청해 기록 기증 행사와 함께 육군의 역사 기록 보존 현장을 둘러보는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한 옹은 6·25전쟁 당시 수도사단 기갑연대 직할 수색중대 소속으로 참전한 용사다. 한 옹은 먼저 육군기록정보관리단을 찾아 자신이 평생 간직해 온 수기 기록물을 기증했다. 빛바랜 종이에는 전쟁의 참혹함과 함께 생사를 함께했던 전우들에 대한 기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육군 관계자는 “참전용사 개인이 보관해 온 기록은 단순한 사료를 넘어 당시 전장의 실상을 보여주는 생생한 역사 증언”이라며 “기록물의 보존 가치와 활용 가능성을 검토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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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기록정보관리단은 국가등록문화재 제787호로 지정된 6·25전쟁 군사기록물을 비롯해 군 역사자료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기관이다. 현재 중요 역사기록물 복원사업을 통해 6·25전쟁 군사기록물 8만1420점 가운데 4만9040점을 복원하는 성과를 거뒀다.
기록 기증을 마친 한 옹은 자신이 참전했던 산두곡산전투 관련 자료를 직접 확인했다. 산두곡산과 향로봉 일대는 1951년 동부전선의 대표적 격전지다. 당시 수도사단은 향로봉과 건봉령 일대에 배치돼 신캔자스선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고, 북한군은 서화리와 산두곡산 일대에 강력한 방어 진지를 구축한 채 저항했다.
수도사단 기갑연대는 1951년 6월 초부터 약 열흘간 이어진 치열한 전투 끝에 산두곡산과 향로봉 서측 940고지를 점령했다. 향로봉 전투 과정에서 국군은 8차례에 걸친 적의 반격을 격퇴했으며, 이 같은 전과는 유엔 측에도 보고될 정도로 높이 평가받았다. 한 옹이 소속됐던 수색중대 역시 이 과정에서 최전방 임무를 수행했다. 그는 당시 전투상보와 관련 기록을 살펴보며 전장의 기억을 하나씩 되짚었다.
이어 육군본부 명예의 전당을 찾은 한 옹은 한동안 한 이름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산두곡산전투에서 함께 싸우다 전사한 김병칠 이등상사의 이름이었다. 한 옹은 “아직도 그분을 생각하면 마음이 먹먹하다”며 “70여 년이 지났지만 전장에서 함께했던 전우들의 희생은 지금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고 말했다.
명예의 전당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육군 장병들의 공적과 희생을 기리는 공간이다. 육군 장병들은 매일 이곳을 지나며 선배 전우들의 희생정신을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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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옹은 이후 기록물 복원 현장을 방문해 훼손된 역사자료가 복원되는 과정을 직접 살펴봤다. 오래된 문서와 사진이 전문 복원 작업을 거쳐 다시 생명을 얻는 모습을 지켜본 그는 전우들의 희생이 기록을 통해 후대에 전해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주용선 육군기록정보관리단장은 “6·25전쟁 기록물은 대한민국을 지켜낸 선배 전우들의 희생이 담긴 소중한 국가유산”이라며 “체계적인 보존과 복원을 통해 그 정신을 후대에 계승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육군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다양한 보훈사업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6·25전쟁 참전용사 윤성대 옹을 위한 나라사랑 보금자리 428호 준공식을 개최했으며, 수도방위사령부는 참전용사 초청행사와 함께 고(故) 양남형 하사와 고 진두범 병장 유가족에게 화랑무공훈장을 전수했다.
오는 25일에는 김규하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전주생명과학고에서 제76주년 6·25전쟁 통합 호국보훈행사를 개최한다. 행사에서는 학교 출신 참전용사 29명의 이름이 새겨진 명패를 전달하고, 고 이길해 이등상사와 고 권만오 일등중사 유가족에게 화랑무공훈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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