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 타자 변우혁(26·KIA 타이거즈)이 타격감을 끌어올리며 존재감을 되찾고 있다. 오랜 부상과 재활 치료 그리고 경쟁에서 밀렸던 시간을 지나 다시 기회를 잡은 그는 "오히려 그 과정에서 마음을 비우는 계기가 됐다"고 돌아봤다.
변우혁은 지난해 9월 이후 한동안 '잊힌 존재'였다. 오른쪽 어깨와 왼쪽 내전근 부상에 이어, 올해 2월 일본 고치에서 열린 퓨처스(2군)팀 스프링캠프 기간에는 오른쪽 종아리까지 다쳤다. 그는 "올해 첫 실전을 나간 게 (부상 이후) 8~9개월 만이었더라. 오래 쉬다 보니까 경기 감각을 찾는 데 진짜 오래 걸렸다. 그 어려움을 한 번 겪고 나니까 지금 여기 있는 거 자체가 좋다"며 웃었다.
지난 7일 시즌 첫 1군 콜업된 변우혁은 점차 출전 시간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21일 KT 위즈전과 22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2경기 연속 홈런으로 이범호 KIA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두 홈런 모두 팀 승리에 힘을 보탠 의미가 큰 한 방이었다. 변우혁은 "작년까지만 해도 잘 안되면 '왜 안 되지' 하면서 혼자 빠져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가 보다'라고 넘기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부분에는 굳이 신경을 안 쓰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1군과 잠시 떨어져 있던 기간 동안 냉정하게 현실을 받아들였다. 그는 "이미 바닥까지 떨어진 상태에서 팀 내 경쟁에서도, 우선순위에서도 밀리니까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며 "예전 같으면 불평과 불만이 많았을 거다. 하지만 이젠 핑계 댈 나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경기에 나가서 못하면 (집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좀 더 간절하게 했다"고 돌아봤다. 이 같은 마음가짐의 변화는 조급함을 내려놓고, 몸을 만드는 데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북일고를 졸업한 변우혁은 2019년 한화 이글스의 1차 지명을 받았다. 입단과 동시에 '거포 유망주'라는 기대 어린 수식어를 함께 달았다. 2022년 11월 KIA로 트레이드될 때도 마찬가지였다. 변우혁은 "부담은 크게 안 된다. 다만 지난해까지 큰 발전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이 많이 답답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결과를 잘 생각 안 하려고 한다"며 "빗맞아서 안타가 되면 그냥 안타를 친 것이고, 잘 맞고 아웃이 되면 웃어버린다"고 달라진 마인드를 전했다.
마음을 비우니 목표는 더 커졌다. 그는 "1군에서 친 홈런 중에 중견수 방향으로 간 건 처음(KT전 홈런)이었다. 힘을 100% 주지 않고도 멀리 갈 수 있다는 걸 느꼈다"며 "코치진도 항상 세게 치지 말라고 한다. 힘이 들어가면 오히려 더 안 맞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이 조금씩 자리 잡히는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이어 "시즌 첫 홈런이 생각보다 빨리 나왔고, 페이스도 빠르다"며 "말로는 '거포'라고 하지만 아직 두 자릿수 홈런을 한 번도 못 해봤다. 무조건 10개를 쳐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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