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김예준 기자]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BMW가 전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기로 유명한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해 오직 중국만을 위한 역대급 전기 SUV를 공개하고 막바지 담금질에 돌입했다.
BMW 그룹은 브랜드의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노이어 클라쎄’를 기반으로 개발된 첫 번째 SUV, ‘iX3 롱 휠베이스’의 최종 도로 주행 검증을 중국 현지에서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신차는 기획 단계부터 중국 시장 고유의 지형과 기후, 그리고 뒷좌석 공간을 극도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지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해 개발된 '중국 시장 전용 독점 모델'이다.
특히 이번에 국내에도 출시된 iX3는 가격과 주행성능 등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모델이다. 국내 소비자들도 넓은 실내 공간을 선호하는 만큼 롱 휠베이스 모델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테슬라의 6인승 모델 Y L역시 상하이 기가 팩토리에서 생산하는 중국 모델이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 만큼 국내 출시 가능성이 아예 전무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일본 시장에서는 BMW 5시리즈 일부 모델에 한해 롱휠베이스 라인업이 판매되고 있다. 5시리즈 중국 현지 생산 모델 역시 롱휠베이스 라인업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어 향후 시장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BMW iX3 롱 휠베이스의 가장 큰 특징은 글로벌 표준 모델보다 차체와 뒷좌석 공간을 대폭 늘렸다는 점이다. 전체 길이는 4,885mm로 국산 중형 SUV인 현대 싼타페와 비슷하다. 그러나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는 무려 3,005mm에 달한다. 상급 대형 SUV들마저 위협하는 광활한 공간을 오롯이 뒷좌석 탑승객을 위해 할애했다.
뒷좌석 공간에 집착하는 중국 시장 특성에 맞게 편의 사양도 호화 리무진 수준이다. 시트 등받이 각도가 무려 121도까지 펼쳐지는 침대형 리클라이닝 기능이 적용됐다. 또한 전동식 다리 받침대까지 갖춰 비행기 일등석 같은 안락함을 선사한다.
인테리어 역시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했다. 앞유리 하단 전체를 가로지르는 43.3인치 초대형 파노라믹 비전 디스플레이가 장착되어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540리터에서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600리터까지 확장되어 대형 레저 장비를 싣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파워트레인과 배터리 효율성은 그야말로 괴물 같은 스펙을 자랑한다. 신형 iX3는 고성능 듀얼 모터와 사륜구동 시스템을 결합해 최고출력 463마력이라는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거구의 덩치에도 불구하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시간은 단 4.9초에 불과하다.
여기에 차세대 고전압 배터리 기술을 적용해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중국 CLTC 기준 최대 900km(유럽 WLTP 기준 약 800km)에 달한다. 광활한 중국 대륙을 횡단할 수 있을 만큼의 독보적인 효율성이다.
특히 800V 고전압 충전 시스템을 기반으로 최고 400kW급 초고속 충전을 지원한다. 단 10분만 충전해도 무려 400km를 달릴 수 있는 배터리를 순식간에 채울 수 있어 충전 스트레스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BMW가 이번 신차 검증에 유독 공을 들이는 이유는 중국의 독특한 환경 때문이다. 하루에도 기온이 수십 도씩 바뀌고 강력한 자외선이 내리쬐는 청해(칭하이) 고산지대 고원부터, 복잡한 대도시의 극심한 교통 정체 구간까지 중국 전역의 복합적인 도로를 달리며 최종 성능을 튜닝하고 있다.
공기 밀도가 낮고 급격한 경사로가 이어지는 고지대 테스트를 통해 차량의 열관리 시스템과 배터리 컨디셔닝, 에너지 회수 장치의 정밀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자동차의 두뇌 역할을 하는 4개의 디지털 '슈퍼브레인'이 탑재되어 모터 출력과 조향 장치를 실시간으로 통합 제어한다. 추가로 차가 멈춰 설 때의 꿀렁거림을 완벽하게 억제하는 '소프트 스톱' 기능까지 갖췄다.
한편, 이번 iX3 롱 휠베이스는 중국 선양에 위치한 'BMW 브릴리언스 오토모티브(BBA)' 공장에서 전량 생산되어 중국 내수 시장에만 공급될 예정이다. 이번 모델은 글로벌 시장에 판매되는 표준 모델과 달리 오직 중국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현지 기후 조건에 맞춰 정밀 최적화된 철저한 전략형 신차다.
현재까지 국내 출시 계획은 없다. 그럼에도 BMW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인 '노이어 클라쎄'가 보여줄 미래 기술력을 명확히 엿볼 수 있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김예준 기자 kyj@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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