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반도체지수 7.87% 내려…뉴욕증시 3대 지수 동반 약세
국내증시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불발…MSCI 한국 ETF 12%대 급락
"저가매수세 유입에 반등 출발할듯…이번 폭락은 반도체 쏠림현상 극심화 때문"
(서울=연합뉴스) 김유향 기자 = 전날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한 코스피가 24일 미국 기술주 약세 등의 악재에 하락세를 이어갈지, 이를 딛고 반등을 시도할지 주목된다.
전날 코스피는 910.71포인트(9.99%) 내린 8,203.84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전일 종가 대비 역대 최대 하락 폭이다.
지수는 전장 대비 31.01포인트(0.34%) 내린 9,083.54로 출발한 뒤 잠시 반등하는가 싶더니 이내 하락 전환하며 내림폭을 키웠다.
급락세로 오전 장중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매도 사이드카)가 잇따라 발동됐으며, 오후 들어서는 유가증권시장시장에서는 거래를 일시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도 작동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27번째로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26회)의 연간 사이드카 횟수를 넘어섰다. 코스피 시장에 대한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올해 들어 네 번째다.
지수는 이날 장초반 9,175.45까지 오른 뒤 마감 시 8,203.84까지 밀리며 장중 최고·최저가 기준 역대 최대 등락폭(971.61포인트)을 기록하기도 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거래소(KRX)와 넥스트레이드(NXT) 합산 6조2천468억원을 '투매'했다. 기관도 5조5천217억원 순매도, 외국인과 함께 지수를 끌어내렸다.
반면 개인은 11조5천515억원 순매수했다. 역대 최대 일간 순매수액이다.
코스피의 하락을 주도한 것은 12% 이상씩 폭락한 반도체 '투톱'이었다.
SK하이닉스[000660](-12.47%)와 삼성전자[005930](-12.31%)는 급락한 채 마감, 두 종목의 시총은 각각 1천800조원대로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76.88포인트(7.94%) 내린 891.52로 장을 마감하며 900선 아래까지 무너졌다.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작년 말보다 낮은 수준으로 밀렸다.
간밤 뉴욕증시는 글로벌 반도체주 매도세 확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감에 3대 주요 지수가 동반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09% 내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각각 1.44%, 2.22% 하락했다.
인공지능(AI) 관련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과 고점 경계감이 확산하자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7.87% 급락했다.
실적 발표를 앞둔 마이크론은 13.18% 떨어졌고 퀄컴(-8.01%), 인텔(-6.14%), AMD(-5.76%)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도 일제히 약세였다. 엔비디아(-4.13%)와 테슬라(-5.79%) 등 대형 기술주 중심 차익실현 매물도 이어졌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오는 9월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시장 일각에서 부각되자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미 증시는 연준의 금리인상 우려와 부채를 이용해 AI 투자하고 있는 기술주 등에 대한 불안을 이유로 하락 출발했다"며 "특히 마이크론의 실적을 앞두고 그동안 시장을 견인했던 반도체 관련 기업 중심으로 하락세가 뚜렷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AI 관련 기업들을 제외하고 대부분 견조함을 보였던 점도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지역의 반도체주 폭락도 영향을 줬을 수 있다.
한편 미국 정부의 60일간 한시적 이란 제재 유예 조치와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 통항 재개 움직임에 국제유가의 공급 불안은 완화됐다.
그러자 8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각각 1.05%, 0.88% 내렸다.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증시 상장지수펀드(ETF)는 12.25% 급락했고 MSCI 신흥지수 ETF도 5.67% 내렸다. 코스피200 야간선물 지수는 0.98% 약세를 보였다.
국내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DM) 지수 편입은 불발됐다.
한국 시간으로 이날 새벽 MSCI가 발표한 2026년 연례 시장 분류 결과에 따르면 MSCI는 역외 외환시장에서 원화의 환전이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점 등을 들어 한국증시를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에 올리지 않았다.
MSCI는 "(한국시장 관련해 제기된) 오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의 시장당국이 발표한 조치들을 인정한다"면서도 "그러나 투자자들은 근본적인 문제들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서 상무는 "MSCI 선진지수 워치리스트 관련 내용은 전일 이미 시장에 알려져 있던 만큼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코스피는 전날의 폭락을 딛고 반등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에서의 반도체주 급락 선반영 인식 속 전일 폭락에 따른 기술적 매수세와 저가 매수세 유입 등으로 반등 출발하면서, 전일의 폭락분을 만회해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이번 폭락은 이전과 성격이 달랐다"며 "코스피 실적과 밸류에이션이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외부 충격이 만들어 냈다고 보기는 어렵고 반도체 쏠림현상 극심화가 현물과 파생시장(단일 종목 레버리지 파급 효과)에서 만들어낸 수급 부작용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willow@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