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성장·인구증가 등 반영…1995년 광역시 전환 후 처음으로 기초단체 늘어
'서울-인천-부산-대구 시대' 기대감…'송도구 신설' 목소리도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1995년부터 유지돼온 인천의 '2군(郡)·8구(區)' 행정체제가 오는 7월 1일부터 '2군·9구'로 바뀐다.
31년 만의 행정체제 개편으로, 생활권이 다른 지역이 같은 행정구역으로 묶여 발생하는 시민 불편과 행정의 비효율성을 해소하고 새로운 발전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인천시는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행정체제 개편으로 인천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대한민국 발전을 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 일반시→직할시→광역시 성장과 함께한 인천 행정구역
조선시대 '인천도호부'였던 인천은 일제강점기인 1914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경기도 인천부'가 됐다.
해방 직후인 1945년 10월 '제물포시'로 이름을 바꿨다가 1949년 8월 '인천시'가 됐다. 당시 인천은 경기도에 속한 일반시였다.
1960∼70년대 한국의 산업화 시기를 거치면서 인천항을 중심으로 국가 경제에서 인천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커졌다.
이에 정부는 대도시의 행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부산, 대구 등과 함께 인천의 광역행정 필요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1981년 7월 '대구직할시 및 인천직할시 설치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인천은 경기도에서 분리돼 '인천직할시'로 승격됐다.
1990년대 국내 지방자치제 개편 과정에서 직할시 제도가 폐지되고 광역시로 명칭이 바뀌면서 1995년 '인천광역시'로 전환됐다.
같은 해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이전까지 경기도에 속했던 강화군, 옹진군, 김포군 검단면 등이 인천광역시에 편입돼 인천은 현재의 외형을 갖추게 됐다.
인천은 경기도의 일반시였던 1968년 당시 중구, 남구, 동구, 북구의 4개 구 체제를 갖췄다가 직할시로 승격된 이후인 1988년 남동구와 서구가 추가됐다.
광역시로 전환된 1995년에는 북구가 부평구로 개칭됐고, 계양구와 연수구가 추가됐다. 2018년에는 남구가 미추홀구로 이름을 고쳐 달았다.
이로써 인천시는 강화군과 옹진군 2개 군과 중구, 동구, 미추홀구, 연수구, 남동구, 부평구, 계양구, 서구 8개 구의 행정구역을 갖추게 됐다.
◇ '상전벽해' 고속성장…행정체제는 30년 넘게 제자리
2군 8구에서 2군 9구로의 개편 논의가 본격화한 것은 2022년 민선 8기가 들어서면서다.
1995년부터 장기간 유지된 2군 8구 체제가 인천국제공항(2001년 개항)과 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급성장한 인천의 발전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특히 2003년 국내 첫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송도·영종·청라국제도시 개발과 2기 신도시인 검단지구 개발이 추진됨에 따라 인천은 글로벌 기업들이 속속 둥지를 틀었다.
인구도 급속히 늘었다.
그러나 행정체제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생활권이 다른 지역이 같은 구로 묶이고 인구수 대비 행정 인프라가 부족해지는 등 주민 불편이 가중됐다.
실제로 인천 인구는 1995년 235만명에서 지난달 기준 315만3천명으로 80만명 넘게 늘어났지만, 행정구역 체제는 31년 전 그대로다.
기초자치단체당 평균 인구수가 31만5천명으로 전국 광역시 중 최고 수준이다. 부산시의 경우 지난달 기준 인구가 323만명으로 인천과 비슷하지만, 16개 군·구가 있으며 기초단체당 평균 인구수는 20만1천명이다.
이에 따라 인천 정치권과 지역사회에서는 '글로벌 도시'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려면 우선 행정구역 개편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 지역별 특성 살린 발전 전략…'미완의 개편'
인천시는 생활권과 행정구역의 불일치, 인구 증가 등으로 인한 오래된 행정수요 문제를 풀기 위해 2023년 1월 '행정체제 개편 시민소통협의체'를 출범시켰다.
협의체는 중구, 동구, 서구에서 주민 의견을 수렴했고 시의회에서도 행정구역 개편안에 대한 찬성을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인천시는 정부에 행정구역 개편을 건의했고 2023년 9월 행정안전부가 '인천 제물포구·영종구·검단구 설치에 관한 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
해당 법률안이 2024년 1월 여야 합의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인천 행정체제 개편이 확정됐다.
민선 9기가 시작되는 오는 7월 1일부터 기존 중구(인구 15만5천명)와 동구(6만명)가 영종도 중심의 영종구(11만명), 중구·동구 내륙 지역의 제물포구(10만명)로 개편된다.
또 인구 60만명의 서구에서는 검단 지역이 분리된다. 검단구(21만명)가 신설되고, 나머지 지역의 서구(39만명)의 명칭은 서해구로 바뀐다.
인천시 싱크탱크인 인천연구원은 지난 21년간 영종지역과 검단지역 인구기 각각 536%, 385% 증가했으며, 2030년까지 영종은 16만명, 검단은 28만명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인천에서는 바이오, 반도체, 항공·물류 등 주력 산업이 고속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조만간 대한민국 2위 경제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23년과 2024년 인천의 명목 지역내총생산(GRDP)은 2년 연속으로 부산을 추월했고, 서울에 이어 국내 7개 특별·광역시 중 2위를 기록했다.
지역사회에서는 명목 GRDP 126조원 규모로 커진 인천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서울-인천-부산-대구시대'가 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행정체제 개편이 인천의 발전상과 수요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해 아직 '미완'이라는 시각도 있다.
도시 인구와 기초단체 수를 종합적으로 봤을 때 부산(323명·16개), 대구(235만명·9개)에 비해 인천의 기초단체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인천이 광역시 가운데 최근에도 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예외적인 사례인 점을 고려하면 송도구 신설을 비롯한 추가 개편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24일 "이번 행정체제 개편은 인천의 변화와 발전을 위한 교두보가 되는 동시에 대한민국 지방자치와 지방분권 발전에 획을 그은 성공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s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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