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가입자가 사망한 뒤 지급되는 국민연금 유족연금이 노후 안전망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수급자들이 받는 연금액이 최소 생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절반 이상이 빈곤 위험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민연금연구원이 발표한 ‘유족연금 급여수준의 적정성 검토와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유족연금 수급자는 108만466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유족연금만 단독으로 받는 수급자는 92만2천513명으로 전체의 85.4%를 차지했다.
문제는 급여 수준이다. 지난해 전체 유족연금 수급자의 월평균 수령액은 35만4천44원에 그쳤다. 유족연금만 받는 수급자도 월평균 36만3천133원을 수령하는 데 불과해 1인 가구 생계급여 기준인 약 63만원에 크게 못 미쳤다.
실제 수급자의 66.7%는 월 20만~40만원 수준의 연금을 받고 있었으며, 월 100만원 이상을 받는 경우는 1%에도 미치지 않았다.
급여 수준이 낮은 이유는 사망 가입자의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짧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유족연금 단독 수급자의 평균 가입 기간은 약 13년으로, 현행 제도상 가입 기간이 20년에 못 미치면 기본연금액의 40~50%만 지급받는다.
수급 가구의 생활 여건도 열악했다. 연구진이 국민노후보장패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유족연금 수급 가구의 상대빈곤율은 53.77%로 조사됐다. 수급자 2명 중 1명 이상이 전체 중위소득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생활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 수급자의 상대빈곤율은 60.34%까지 치솟았다. 최소 생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절대빈곤율 역시 15.26%로 다른 공적연금 수급자보다 높았다.
유족연금 수급자의 90.1%가 여성인 점도 특징이다. 배우자 사망 이후 홀로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중·고령 여성들이 경제적 취약성에 직면한 셈이다.
보고서는 한국의 유족연금 보장 수준이 국제 기준과 비교해도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유족급여를 표준 근로자 임금의 40% 이상 보장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는 사망자가 받던 연금의 50~80%를 지급하고 있다.
연구진은 유족연금 지급률 상향과 의제가입기간 확대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연금만으로 생계 보장이 어려운 취약계층 유족을 위해 국고를 활용한 보충 급여 제도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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