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넘게 이어진 미국과 이란의 전쟁은 일단 멈춰 섰지만, 전쟁이 남긴 후폭풍은 여전히 세계 곳곳에 남아 있다. 특히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지정학적 무기'로 활용되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과 공급망은 물론 한국 산업과 서민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23일 방송되는 KBS 1TV '시사기획 창' 552회는 '호르무즈 청구서 - 이상한 전쟁Ⅱ'를 통해 전쟁 이후 재편되는 중동 질서와 한국이 마주한 새로운 과제를 집중 조명한다.
KBS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최근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군사적 충돌을 중단했다. 하지만 종전 협상 테이블에는 최소 3000억 달러 규모의 전후 재건 비용 문제가 남아 있다. 미국은 직접적인 부담 대신 동맹국과 역내 파트너들의 투자를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사실상 국제사회에 '청구서'를 내민 상황이다.
KBS1 '시사기획 창' 예고보기 영상 갈무리. / KBS 제공
이번 방송은 전쟁 이후 중동 국가들의 복잡한 셈법도 들여다본다.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5월, UAE 현지 취재에 나선 제작진은 두바이의 한 이란계 병원 인근에서 취재 도중 현지 경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았다. 한국 취재진이 이란 스파이로 의심받을 정도로 현지의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는 설명이다.
KBS1 '시사기획 창' 예고보기 영상 갈무리. / KBS 제공
KBS1 '시사기획 창' 예고보기 영상 갈무리. / KBS 제공
방송은 이 같은 분위기 이면에 전쟁 기간 이란이 이스라엘뿐 아니라 걸프 지역 국가들에도 적극적으로 군사적 압박을 가한 배경이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의 안보 우산이 예전 같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UAE는 이스라엘과 협력을 강화하고, 사우디아라비아는 파키스탄과 튀르키예 등 새로운 협력 관계를 모색하는 등 중동 각국이 생존 전략을 새롭게 짜고 있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이 특히 주목하는 대상은 세계 경제의 핵심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이다. 누구도 실제 봉쇄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던 이 해협은 이번 전쟁을 거치며 전 세계 공급망을 흔드는 강력한 압박 수단임을 입증했다.
KBS1 '시사기획 창' 예고보기 영상 갈무리. / KBS 제공
해상 운임은 최대 3배 가까이 뛰었고 중동 현지에서는 식자재 수급 차질이 발생했다. 두바이와 카타르 도하의 한인 식당과 마트도 물류난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이러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동결 자산 해제와 경제 제재 완화 약속을 받아내며 협상력을 높였다.
문제는 그 여파가 한국에도 고스란히 전달됐다는 점이다. 방송은 충남 보령 대천항 어민들의 사례를 통해 중동발 충격이 한국 경제에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는지 보여줄 예정이다.
호르무즈 사태 이후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어선에 사용하는 면세유 가격도 크게 올랐고, 어망과 각종 장비 등 어업 관련 자재 가격도 덩달아 상승했다. 여기에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플라스틱과 고무, 반도체 소재 산업 등 한국 제조업 전반의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분석도 제시한다.
KBS1 '시사기획 창' 예고보기 영상 갈무리. / KBS 제공
KBS1 '시사기획 창' 예고보기 영상 갈무리. / KBS 제공
방송은 위기 속에서도 한국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는지 살펴본다.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였던 한국 유조선 '유니버설 위너호'가 우리 외교 당국의 조율 끝에 통행료 없이 해협을 통과한 사례를 소개하며 외교적 해법의 가능성을 조명한다.
또 방산과 인공지능(AI), 원자력발전 등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를 중심으로 중동 국가들과 새로운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 전쟁 이후 달라진 중동에서 어떤 실리 외교 전략이 필요한지 전문가들과 함께 분석할 예정이다.
전쟁은 멈췄지만 전쟁 이전의 중동 질서와 에너지 안보 체계는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 제작진의 진단이다. '시사기획 창'은 중동 현장 취재를 바탕으로 한국 경제와 산업, 외교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시청자들에게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KBS1 '시사기획 창' 예고보기 영상 갈무리. / KBS 제공
KBS 1TV '시사기획 창' 552회 '호르무즈 청구서 - 이상한 전쟁Ⅱ'는 23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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