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이찬진 "부작용 너무 크다" 반성...전문가 "레버리지 ETF 문턱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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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이찬진 "부작용 너무 크다" 반성...전문가 "레버리지 ETF 문턱 높여야"

폴리뉴스 2026-06-23 18:21:56 신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장에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장에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어떻게든 그때 드러누워서 막았어야 했나 개인적으로 반성하는 상황이고, 후회를 많이 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2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내놓은 발언이다. 금융당국 수장이 특정 금융상품 도입 과정에 대해 공개적으로 후회를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문제가 된 상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특정 종목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다. 지난해 말 고환율과 해외주식 투자 열풍 속에서 해외로 빠져나가는 투자 수요를 국내 증시로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현재는 시장 과열과 투자자 보호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해당 상품에 대해 소비자경보를 발령했지만 투자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이 원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배경에 대해 해외 투자 수요를 국내 시장으로 환류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서학개미 열풍과 고환율이 이어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 수요가 급증하자 이를 국내 시장으로 돌리기 위한 대안으로 추진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과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유사 상품 투자 수요를 국내로 환류하기 위한 방안이었지만 효과는 별로 좋지 않았던 것 같다"며 "반면 부작용은 너무 커진 부분에 정부 입장에서도 사실 고민이 많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만 해도 환율 문제가 조금씩 나아지는 상황이었고 우려가 많았다"며 "어떻게든 그때 드러누워서 막았어야 했나 개인적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정책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컸다는 점을 인정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 17거래일 만에 10조원 유입...반도체 쏠림 심화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4개 종목의 순자산은 최근 14조4000억원 규모까지 증가했다. 상장 이후 17거래일 만에 10조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거래 규모도 급증했다. 상장 이후 누적 거래대금은 142조7000억원에 달한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만 8조4000억원 수준이다. 같은 기간 전체 ETF 거래대금 622조원 가운데 약 23%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차지했다.

투자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되고 있다. 최근 코스피 상승을 주도한 반도체주에 자금이 몰리면서 두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은 코스피 전체의 절반을 웃도는 수준까지 확대됐다.

이 원장이 "매매 회전율 등이 급등해 시장 불안정성과 변동성이 굉장히 심화한 상황"이라며 "특히 반도체주 중심으로 거래 쏠림 현상이 확대하고 있다"고 진단한 배경이다. 또 "차입투자가 굉장히 확대됐지만 시가총액이 상승하면서 신용융자 비중은 줄어 체감도가 떨어지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나타난다"며 신용투자 확대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반도체 랠리와 코스피 강세 속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 첫날 급등세를 보이며 개인투자자들의 고위험 베팅 열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사진=그룩 AI 편집]
반도체 랠리와 코스피 강세 속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 첫날 급등세를 보이며 개인투자자들의 고위험 베팅 열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사진=그룩 AI 편집]

◆ "분산투자 원칙 훼손...투자 문턱 높여야"

전문가들은 현재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열풍을 위험한 과열 신호로 보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폴리뉴스에 "현재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 열풍은 개인 투자자의 극단적인 수익 추구 성향과 개별 종목의 펀더멘털 위험이 결합한 대단히 위험한 과열 상태"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ETF의 본질은 분산투자를 통한 위험 분산인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분산 기능이 전혀 없어 개별 기업과 산업 환경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상품의 구조적 위험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레버리지 상품은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기 때문에 주가가 횡보하거나 등락을 반복하는 변동성 장세에서는 원금이 훼손되는 음의 복리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많은 개인 투자자가 이를 간과한 채 장기 투자 상품처럼 접근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큰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구조적 문제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운용사들이 레버리지 배수를 맞추기 위해 장 마감 무렵 대규모 리밸런싱 거래를 반복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며 "결국 개별 상품이 시장 전체를 흔드는 '왝 더 독(Wag the Dog)'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재 수준의 사전교육만으로는 위험성을 충분히 알리기 어렵다"며 "예탁금 기준을 높이고 신용거래와 미수거래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2배 레버리지가 적용된 상품에 추가로 빚을 내 투자하는 것은 시장 급락 시 연쇄 반대매매를 유발할 수 있다"며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을 위한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현재 미수거래와 신용거래 등 레버리지 투자 전반에 대한 추가 안전장치를 검토하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14조원 규모로 커진 가운데 당국이 어떤 투자자 보호 대책을 내놓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폴리뉴스 권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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