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이현정 기자 | 홈플러스 회생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조달이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 간 보증 조건 이견으로 교착 상태에 빠졌다. 지원 조건을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정상화 지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 측은 회생 절차 개시 이후 운영자금 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며 정상적인 상품 공급과 매출 회복을 위해서는 2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투입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익스프레스 사업 매각과 비용 절감 등 자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금흐름이 개선되지 않아 추가 자금 지원 없이는 정상화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메리츠는 이미 담보권 행사 유예와 상거래 정상화 지원 등 실질적인 협조를 진행해 왔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DIP 지원과 관련해서는 MBK 측의 보증이 필요하다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홈플러스가 대출금을 갚지 못할 경우 최대주주 측이 직접 상환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메리츠 관계자는 “긴급한 운영자금도 마련하지 못할 정도로 경영이 악화된 기업에 대한 긴급대출 시 부실경영 책임자들에 대한 보증 요구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며 “메리츠가 아닌 그 누구도 보증 없이는 대출을 시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MBK는 이미 1000억원 규모 연대보증 의사를 밝힌 만큼 충분한 책임을 부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MBK 측은 “1000억원의 지급 보증을 제공하겠다고 하고 있다”며 “메리츠는 회생절차 개시 이후 신규 운영자금을 단 한 푼도 실제 집행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영업 정상화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하며 상품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경우 매출 회복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DIP 자금 놓고 엇갈린 ‘책임 범위’
양측의 쟁점은 책임 분담 범위로 모아진다. MBK는 메리츠에 요청한 2000억원 규모 DIP 가운데 1000억원에 대해서는 연대보증 의사를 밝힌 상태다. 메리츠는 신규 자금 지원에 앞서 최대주주의 보다 실효성 있는 보증과 책임 구조 확정을 요구하고 있어 양측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양측의 입장 차가 단기간 내 좁혀지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양측의 조건 합의 수준이 홈플러스의 회생 속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최소 2000억원 규모의 DIP 자금이 공급되지 않을 경우 정상적인 상품 공급과 운영 유지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회생 절차 내 재고 확보와 임차료, 인건비 등 필수 운영비를 감안하면 추가 유동성 투입 없이는 회생 속도가 둔화될 수밖에 없다.
홈플러스의 현금여력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 2월 말 기준 104억원으로 전년 동기 1393억원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연간 금융비용이 5700억원 수준에 달하는 가운데 영업현금흐름만으로 고정비와 이자비용을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법원까지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은 30일까지 2000억원 조달 계획 제출을 요구하고, 회생절차 폐지 여부에 대한 의견 조회까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실상 회생계획 인가 여부를 최종 판단하기 위한 절차다. MBK와 메리츠가 남은 기간 보증 범위와 자금 지원 조건에 대한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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