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 경쟁을 넘어, 전달 경쟁의 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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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분 경쟁을 넘어, 전달 경쟁의 시대로

마리끌레르 2026-06-23 18:00:00 신고

브랜드만큼이나 성분이 주목받게 된 것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지금의 소비자들은 다양한 플랫폼으로부터 뷰티 정보를 접하며 안목이 높아졌고 단순히 어떤 성분을 담았는지를 넘어 어떻게 피부에 전달되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에는 우수한 원료를 활용해 피부 컨디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피부 회복을 넘어 시간의 흔적까지 되돌리는 리쥬버네이션 수준의 효과가 요구된다. 하지만 고기능성 성분을 담았다고 해서 기대한 효능이 그대로 구현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결과가 고도화될수록 성분 자체보다 이를 피부에 얼마나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목받는 기술이 바로 리포좀이다. 사실 리포좀은 오래전부터 존재해온 전달 기술이다. 그러나 과거의 리포좀이 단순히 빛과 열에 취약한 성분을 감싸 유지하는 안정화 수준에 그쳤다면, 최근의 리포좀은 세포막과 유사한 구조의 지질을 나노 크기로 겹겹이 쌓아 올린 다중층 바이오 리포좀 구조로 고도화됐다. 피부 장벽 세포와 자연스럽게 융합해 흡수율을 높이는 동시에 유효 성분의 산화와 자극을 줄이는 지능형 전달 시스템으로 진화한 것이다. 2026년 『Adv. Colloid Interface Science』에 게재된 리뷰 논문에 따르면 차세대 리포좀 기술은 마이크로 표적 전달, 세포 친화성 향상, 제형 구조 최적화 등으로 세밀하게 발전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침투력 향상을 넘어 도포 부위에 유효 성분을 필요한 만큼 전달하는 ‘정밀 전달’ 시대의 개막을 의미한다.

이러한 흐름은 실제 제품 개발에도 반영되고 있다. 데코르테의 리포좀 라인은 다중층 바이오 리포좀을 적용해 유효 성분이 단계적으로 방출되도록 설계함으로써 성분 전달 효율을 높인 대표적인 사례다. 바이오던스는 ‘콜라겐 펩타이드 리포좀 버블 부스터’와 ‘캐비어 PDRN 리포좀 버블 부스터’를 출시하며 저분자 콜라겐, 펩타이드, PDRN을 리포좀 구조에 담고 버블 제형을 결합해 흡수력을 강화했다. 메디큐브 역시 피부 장벽 투과에 최적화된 액티브 리포좀 공법을 ‘울트라 라이트 PDRN 핑크 펩타이드 앰플’에 적용해 고함량 PDRN을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설화수 자음생 라인에 독자적인 리포좀 기술을 적용해 온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KAIST와 공동으로 초소형 지질 기반 전달 플랫폼 ‘Lipo3Ex’를 개발했다. 세포막보다 작은 나노 크기의 지질 구조체를 통해 유효 성분의 손실은 최소화하고 피부 장벽 통과 효율은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브랜드들은 전달 기술을 통해 원료가 가진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과거에는 더 좋은 원료를 찾는 것이 혁신이었다면 이제는 동일한 성분이라도 어떤 기술로 흡수율과 안정성을 높이는지가 제품 경쟁력을 결정한다. 차세대 리포좀을 비롯한 새로운 전달 공법들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제형 설계와 전달 기술이 성분의 효능을 완성하는 시대. 이제 혁신의 중심은 원료를 넘어 기술로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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