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과거의 모터쇼가 신차를 세워두고 관람객을 기다리는 자리였다면, 2026 부산모빌리티쇼는 자동차 밖의 이동수단까지 끌어안으며 무대를 넓혔다. 전기차와 목적 기반 차량(Purpose Built Vehicle, PBV), 고성능 콘셉트카는 물론 △전기비행기 △반잠수정 △드론 △캠핑카 △오프로드 체험까지 한 전시장 안팎에 묶였다.
2026 부산모빌리티쇼가 오는 26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7월5일까지 부산 벡스코와 부산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 주제는 'Moving Tomorrow(내일의 길을 열다)'다. 부산모빌리티쇼는 이제 '어떤 차가 나오느냐'보다 '이동의 경험을 어디까지 확장하느냐'를 보여주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올해 행사에는 △현대자동차 △기아 △제네시스 △BMW △MINI △BYD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램 등 국내외 브랜드가 참가한다. 여기에 항공·해양·레저 모빌리티, 전기 이륜차, 캠핑카, 튜닝카, 로봇·제조 기술 전시가 더해진다. 신차 공개를 앞세우되, 전시의 범위는 자동차 산업의 바깥까지 넓어진 셈이다.
이는 모터쇼가 처한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 자동차 산업의 관심은 더 이상 차체 디자인과 엔진 성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전동화,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서비스 플랫폼, 레저 경험, 도심 이동, 항공·해양 모빌리티까지 이동을 둘러싼 산업의 경계가 흐려졌다. 부산모빌리티쇼가 '모터쇼'보다 '모빌리티쇼'라는 이름을 더 강하게 밀어붙이는 이유다.
◆전동화·PBV·고성능이 전면에
완성차 브랜드 전시는 여전히 부산모빌리티쇼의 중심이다. 다만 올해의 중심축은 내연기관 신차 경쟁보다 △전동화 △고성능 △PBV로 이동했다.
현대차는 이번 행사에서 '디 올 뉴 아반떼'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오랜 기간 국내 준중형 세단 시장을 대표해온 아반떼는 부산모빌리티쇼의 대중적 관심을 끌어낼 핵심 카드다.
2026 부산모빌리티쇼가 6월27일부터 7월5일까지 '내일의 길을 열다(Moving Tomorrow)'를 주제로 벡스코 및 부산 일원에서 개최된다. ⓒ 벡스코
현대차는 여기에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 체험 프로그램을 더해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기반의 모빌리티 경험을 강조한다. 아이오닉 5·6·9, 코나 일렉트릭, 스타리아 라운지 EV, 넥쏘 등 전동화 라인업도 함께 전시한다.
기아는 PBV를 전면에 세운다. EV3와 △EV4 GT △EV5 △EV6 GT △EV9 등 전기차 라인업과 PV5 패신저 2-2-3, 패신저 프라임, 카고 하이루프 등 파생 모델을 공개한다. 어린이 통학차량, 아이스크림 트럭, 이동형 펫 팝업스토어, 바이크 수송차, 모바일 뱅크, AI 순찰차 등 특장차도 선보인다. 기아가 보여주려는 것은 PBV가 서비스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방식이다.
제네시스는 고성능과 모터스포츠를 앞세운다. 브랜드 고성능 전략을 상징하는 '마그마(MAGMA)' 방향성을 담은 마그마 GT 콘셉트와 GMR-001 하이퍼카 실차 디자인 모델을 아시아 최초로 공개한다. GV60 마그마, GV70 전동화 모델, G80 전동화 모델, GV80 블랙 쿠페 등도 함께 전시하며 럭셔리 전동화와 고성능 이미지를 동시에 드러낸다.
수입 브랜드의 결도 다양하다. BMW 그룹 코리아는 BMW와 MINI, BMW 모토라드를 통해 전동화와 프리미엄 모빌리티 경험을 선보이고, BYD코리아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기술 DM-i를 국내에 처음 공개한다. 이네오스 그레나디어는 정통 오프로더의 정체성을, 램은 프리미엄 픽업트럭의 존재감을 강조한다.
올해 부산모빌리티쇼의 완성차 전시는 전동화 일색이 아니라 고성능, 레저, 실용성, 프리미엄 감각이 뒤섞이는 구도로 짜였다.
◆자동차 밖으로 넓어진 모빌리티
올해 부산모빌리티쇼에서 눈에 띄는 것은 이동수단의 확장이다. 완성차 브랜드 전시 외에도 △항공 △해양 △레저 모빌리티가 전면에 배치됐다. 모빌리티쇼라는 이름이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구성이다.
토프 모빌리티는 친환경·저소음 전기비행기 '벨리스 일렉트로(Velis Electro)'를 전시한다. 아시아 최초 안전성 인증을 획득한 전기비행기로, 국내 최초 전기비행기 무사고 누적 100회 비행 기록과 함께 체험비행 및 교육 프로그램도 소개한다.
엔젤럭스는 해양과 항공을 함께 다룬다. 전기추진 2인승 반잠수정, 수륙양용 2인승 미래항공기체 AAV 'BeeChar', 소방 특화 고중량 드론 'Fire Angel' 등을 공개한다. 수상 이착륙이 가능한 AAV는 바다와 도심, 산악 지형이 공존하는 국내 환경에서 활용 가능성을 제시한다. 캔암코리아는 캔암, 씨두, 스키두 등 레저 모빌리티 제품을 선보인다. 자동차가 이동의 도구라면, 레저 모빌리티는 이동을 경험과 취향의 영역으로 옮긴다.
전기비행기, 반잠수정, 드론, 레저 장비까지 한 전시에 들어왔다는 점에서 올해 부산모빌리티쇼는 자동차만으로 미래 이동의 전체 그림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벡스코 밖으로 나간 부산형 축제
부산모빌리티쇼의 또 다른 변화는 공간이다. 올해 행사는 벡스코 전시장 안에 머물지 않고 도모헌과 해운대 구남로까지 무대를 넓혔다. 전시장이 자동차를 보여주는 공간이라면, 도심 특별전은 모빌리티를 도시의 경험으로 바꾸는 장치다.
도모헌에서는 특별전 'VELOCITY(질주의 잔상)'가 열린다. 자동차를 주제로 한 회화와 조형작품을 통해 모빌리티와 예술이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잔디광장에는 국가등록문화재 제399호로 지정된 1933년형 포드 소방차를 비롯해 1955년 대한민국 최초 국산 승용차 '시발자동차', 스튜드베이커 챔피언, 벤츠 190 SL 등이 전시된다.
해운대 구남로에서는 '해변의 휴가'를 콘셉트로 RV 튜닝카, 캠핑카, 친환경 자동차 특별전이 열린다. 해운대해수욕장 개장 시기와 맞물려 관광객과 시민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축제형 콘텐츠로 기능할 전망이다.
체험 프로그램도 강화됐다. 벡스코 야외 전시장에서는 전문 드라이버와 함께 오프로드 차량을 체험할 수 있는 동승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실내 전시장에서는 한국도로공사가 자동차 안전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는 코리아캠핑카쇼와 오토매뉴팩&로봇엑스포·빅테크쇼가 함께 열린다.
이런 구성은 부산모빌리티쇼가 선택한 생존 방식이다. 전통적인 모터쇼의 힘은 예전 같지 않다. 신차 정보는 온라인으로 먼저 공개되고, 브랜드는 자체 행사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한다. 전시장에 차를 세워두는 방식만으로는 관람객을 끌어들이기 어렵다.
2026 부산모빌리티쇼는 그 방향을 분명히 드러낸다. 신차는 여전히 중심에 있지만, 행사의 무대는 자동차 바깥으로 넓어졌다. 전동화와 PBV, 고성능 브랜드 전략, 항공·해양 모빌리티, 레저와 캠핑, 도심 특별전이 한 행사 안에 들어왔다.
차만 보던 모터쇼는 끝났다. 부산모빌리티쇼가 보여주려는 것은 자동차 한 대의 변화가 아니라 이동을 둘러싼 경험 전체의 변화다. 올해 부산의 무대가 신차 전시장에 그치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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