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을 보여야 할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상대로 수당을 차별하거나 퇴직금 지급을 피하기 위해 이른바 ‘쪼개기 계약’을 일삼는 불법적 고용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3월부터 불합리한 고용 관행이 의심되는 기초지방자치단체 30곳을 대상으로 기획 감독을 벌인 결과, 28곳에서 총 113건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고 23일 밝혔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근로기준법상 1년 이상 근무 시 발생하는 퇴직금 지급 의무를 피하기 위한 꼼수 계약이었다. 조사 대상 27개 기관에서 11개월 이상 1년 미만으로 계약을 맺은 노동자가 2천117명에 달했고, 1년을 단 하루 남긴 ‘364일’짜리 계약을 체결한 노동자도 1천833명이나 확인됐다. 실제로 1년 넘게 연속 근무한 기간제 노동자에게 형식적인 단기 계약 반복을 이유로 퇴직금 250만원을 주지 않아 적발된 지자체도 1곳 있었다.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면서도 부당한 대우를 받는 등 차별적 처우도 만연했다. 3개 지자체에서는 기간제 근로자 66명에게 직무수당이나 명절 상여금, 가족수당 등 총 1억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하거나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기간제 노동자 44명에게 합리적인 이유 없이 복지포인트를 주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위반 유형별로는 기간제법상 근로계약서 규정 위반이 13건, 임금 등 금품 청산 및 지급 위반이 24건,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 미실시가 10건 등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도 무분별한 비정규직 채용을 사전에 막기 위해 마련된 ‘채용 사전심사제’를 아예 도입하지 않은 기관이 7곳이었으며, 제도가 있음에도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간제 노동자 240명을 무단으로 채용한 지자체도 3곳 적발됐다.
노동부는 적발된 위법 사항에 대해 즉시 시정을 지시했으며 이에 불응할 경우 사법 처리 등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또 쪼개기 계약 등 불합리한 관행에 대해서는 완전히 개선될 때까지 반복적으로 현장 지도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올 하반기에는 전체 공공부문 200곳을 대상으로 비정규직 정기 감독을 대대적으로 확대해 실시하기로 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공공부문의 쪼개기 계약 등은 더 이상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용인될 수 없다”며 “공공부문부터 노동자의 노동 가치를 존중받는 일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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