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작가 찬와이 "이 소설 통해 알지 못했던 세계 발견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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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작가 찬와이 "이 소설 통해 알지 못했던 세계 발견하길"

연합뉴스 2026-06-23 13:43: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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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반환 전후 그린 장편 '기억을 지키다'·'기억을 태우다' 출간

"우산혁명은 실패…많은 사람에게 부정적인 감정 남겨"

질문 듣는 찬와이 작가 질문 듣는 찬와이 작가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타이완 금전문학상을 수상한 홍콩 작가 찬와이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스페이스에이드 CBD에서 열린 내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2026.6.23 jin90@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독자들이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전혀 알지 못했던 세계의 일부분을 이 소설을 통해서 발견하고, 그래서 이 소설을 읽고 났을 때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있는 것이 제가 가장 희망하는 부분이고 이 소설의 존재 의의라고 생각합니다."

홍콩 작가 찬와이는 장편소설 '기억을 지키다'·'기억을 태우다'(민음사) 한국어판 출간을 계기로 23일 서울시 중구 스페이스에이드에서 연 기자 간담회에서 이 책을 읽을 한국 독자들을 향해 이같이 말했다.

1998년 홍콩에서 출간된 '기억을 지키다'는 1974년부터 1996년까지를 배경으로 중국 광저우에서 홍콩으로 건너와 터전을 잡은 아버지 롄청과 그 가족의 삶에 새겨진 홍콩의 역사를 그렸다. 찬와이의 첫 장편 소설로 제5회 홍콩 중문 문학 비엔날레 수상작이다.

2023년 대만에서 출간된 '기억을 태우다'는 1997년 홍콩을 배경으로 한 후속작이다. 홍콩 반환 이후 정체성의 불안 속에서 무너진 관계와 기억을 붙들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2014년 홍콩 행정수반 직선제를 요구하는 대규모 민주화 시위인 '우산혁명'에 적극 참여한 찬와이는 2018년 홍콩을 떠나 대만으로 주거지를 옮겼다.

그는 이후 한동안 대만과 홍콩을 오가며 생활했다. 그러나 2019년 홍콩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대응한 중국 당국이 2020년 6월 홍콩국가보안법을 제정·시행하면서 다시 홍콩에 돌아가기 힘들어졌다.

찬와이는 "우산혁명은 실패한 혁명"이라며 "혁명으로 무언가 얻은 게 있어야 하는데 저희는 모두 실패했고 좌절한 상태로 돌아갔으며, 많은 부정적인 감정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산혁명이 실패하고서 많은 사람이 일상으로 돌아갔는데, 사람들의 감정 속에 절대 사라지지 않는 무언가를 남겼다고 생각한다"고 회상했다.

'기억을 지키다·기억을 태우다'의 찬와이 작가 '기억을 지키다·기억을 태우다'의 찬와이 작가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타이완 금전문학상을 수상한 홍콩 작가 찬와이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스페이스에이드 CBD에서 열린 내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책 소개를 하고 있다. 2026.6.23 jin90@yna.co.kr

'기억을 지키다'(拾香紀), '기억을 태우다'(焚香紀) 연작을 묶는 가장 핵심적인 매개체는 두 작품의 원제에 공통적으로 쓰인 '향'(香)이라는 글자다.

이는 20세기 가장 급격한 체제 변화를 겪은 홍콩이란 공간을 상징하는 동시에 세월의 격랑 속에서도 휘발되지 않는 인간 마음의 깊은 향기를 뜻한다.

찬와이는 홍콩에서 시위가 일어나기 시작할 때 시위에 참여했다가 한 어르신이 우산을 지팡이 삼아 혼자 조용히 걷는 모습을 보면서 '기억을 지키다'의 아버지 롄청을 떠올렸고, 그 생각이 '기억은 태우다'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롄청이 오늘날 홍콩의 상황을 맞이했다면 어떠했을까, 틀림없이 시위에 나갔을 것이다. 지금의 홍콩을 받아들이지 않고 문제가 있다고 여겼을 것이다. '만약 그들이 오늘날 홍콩에 있다면 어떻게 됐을까'라는 생각에서 다음 작품을 떠올렸다."

찬와이는 "창작자는 무슨 이야기를 보면 써야 한다. 그건 의무와도 같다"며 "저는 이러한 이야기가 일종의 제의극이라고 생각한다. 하늘이 그 이야기를 일종의 미션처럼 준 것이고, 마침 제가 있던 자리에 그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남겨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 기억을 지키다 = 배문주 옮김. 244쪽.

▲ 기억을 태우다 = 배문주 옮김. 384쪽.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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