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정호 마인즈에이아이 대표 “우울증, 타액으로 찾고 VR로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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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정호 마인즈에이아이 대표 “우울증, 타액으로 찾고 VR로 치료”

이데일리 2026-06-23 09:01: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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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손민지 기자] “‘마인즈내비’는 바이오마커(생체지표)인 타액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석해 우을증을 진단하는 객관적인 검사법을 도입했고, ‘치료포레스트’는 근거 기반의 표준화된 우울증 치료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석정호 마인즈에이아이 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구 마인즈에이아이 본사에서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와 만나 회사가 주력하는 두 사업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정신건강 진단과 치료를 객관화·표준화하면서, 기존 의료 현장의 한계를 보완하는 동시에 환자 편의성과 치료 접근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그래픽= 챗GPT)






◇우울증도 바이오마커 시대…‘침 몇 방울’로 진단

마인즈에이아이는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인 석 대표가 2019년 설립한 정신건강 헬스케어 전문기업이다. 석 대표는 2016년 10월 산업통상자원부 연구과제를 통해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과 정보기술(IT) 기술을 활용한 자살 예방 기술 개발 연구를 수행했고, 연구 성과를 실제 사회에 적용하기 위해 2019년 11월 창업에 나섰다.

마인즈에이아이 창업의 출발점에는 석 대표의 개인적인 경험도 자리하고 있다. 석 대표는 “전공의 1년 차 때 친한 친구가 스스로 세상을 떠나면서 오랫동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주변 사람들의 삶이 오랫동안 흔들리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살 예방 솔루션을 연구해야겠다는 의지가 더욱 강해졌다”고 회상했다.

석 대표의 강한 의지를 기반으로 회사는 지난해 우울증 진단보조 솔루션 마인즈내비에 이어 올해 2월 가상현실(VR) 기반 디지털치료제 치유포레스트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하면서 우울증 진단부터 치료까지 아우르는 정신건강 솔루션 체계를 구축했다.

현재는 두 제품 모두 의료현장 적용을 위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혁신의료기술평가를 절차를 진행 중이다. 회사는 치유포레스트가 다음 달 혁신의료기술평가 고시를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 먼저 의료 현장에서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울증 진단보조 솔루션 마인즈내비의 가장 큰 특징은 우울증을 타액 내 호르몬으로 진단한다는 점이다. 기존 우울증 진단은 대부분 설문 기반 자가보고 방식에 의존해 응답자의 상황이나 의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석 대표는 “우울증 진단이 필요한 사람은 증상을 과장해 보고할 수 있고, 소방관이나 경찰관처럼 직무상 불이익을 우려하는 사람은 축소 보고하는 경우가 많다”며 “당뇨병의 혈당 검사처럼 객관적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진단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마인즈내비는 환자가 병원에 가지 않고도 하루 네 차례 타액을 채취에 키트에 담은 뒤, 심리 검사지와 함께 회사에 제출하면 우울증 위험도를 평가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결과는 ‘건강 신호등’ 형태로 제공된다. 건강한 상태는 초록색, 주의 단계는 노란색, 우울증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정도에 따라 주황색과 빨간색으로 구분된다.

이 같은 진단을 위해 마인즈내비가 혈액이 아닌 침 속의 ‘코르티솔’과 ‘DHEA’를 분석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코르티솔과 DHEA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통상 혈액에서 채취했었다. 그러나 일주기 리듬에 따라 수치가 변해 환자를 입원시켜 반복적으로 채혈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에 해당 호르몬 분석은 항노화 클리닉이나 성기능 클리닉, 만성피로증후군 검사 등 기능의학 분야에서 활용됐으며, 우울증 진단용으로 사용된 사례는 없었다. 그러나 마인즈에이아이는 타액 내 두 호르몬 농도가 혈중 농도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점에 착안해 마인즈내비라는 비침습적 검사 방식을 개발했다.

석 대표는 “집에서 침을 채취하는 정도는 환자들도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생물학적 지표를 활용한 우울증 진단 보조 기기는 세계적으로도 상용화 사례를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자에게 스트레스 대응 능력이 과민하게 항진돼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객관적인 수치로 설명할 수 있다면 훨씬 더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마인즈내비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단 결과와 비교한 확증 임상시험에서도 높은 정확도를 입증했다. 123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민감도 97.2%, 특이도 95.2%를 기록했다.



◇가상 치료사가 건네는 30분 상담…약물치료 한계 넘는다

마인즈내비가 우울증 진단을 돕는다면 치유포레스트는 치료 영역을 담당한다. 정신건강 전문가들이 설계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VR 속 임상 치료사가 일주일에 30분, 6주간 환자에게 인지행동치료(CBT)를 제공하는 형태다.

석 대표는 “국내 우울증 약물 치료는 신약 도입 등을 통해 상당히 발전했지만, 심리 치료는 여전히 한계가 많다”며 “정신과 의사가 직접 제공하기에도 수가나 의료 환경의 제약이 크고, 전문 치료사를 충분히 확보하기에도 쉽지 않아 이를 보완할 디지털 치료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날도 석 대표는 “오전 외래 진료 3시간 반 동안 35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왔다”며 “환자 한 명 한 명에게 충분한 시간을 들여 심리 치료를 제공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치유포레스트도 약 60명을 대상으로 한 탐색임상과 130명을 대상으로 한 확증임상 시험을 통해 효과를 검증했다. 임상 결과 약물치료군과 치유포레스트 치료군 모두 우울 증상이 유의미하게 개선됐으며, 치료 종료 후에도 효과가 유지됐다. 다만 자살 위험성 감소에서는 차이가 나타났다. 약물 치료군은 큰 변화가 없었던 반면 치유포레스트 치료군은 치료 6주차부터 자살 충동성이 감소하기 시작했고, 치료 종료 4주 후 추적관찰에서도 효과가 지속됐다.

석 대표는 “VR 인지행동치료군이 자살 위험성을 더 빠르게 낮췄고 그 효과가 치료 종료 후에도 유지됐다”며 “인지행동치료가 자살 위험성 감소에 효과적이라는 해외 연구 결과와도 일치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사업화 ‘원년’ 맞은 마인즈에이아이…국내 넘어 해외까지

마인즈에이아이는 올해를 사업화 원년으로 보고 있다. 석 대표는 “지난해까지는 프로그램 개발이나 인허가 절차 등에 집중하면서 비용이 많이 필요했다”며 “심리상담소 ‘치유심리상담센터’를 운영하면서 연간 약 2억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마인즈내비와 치유포레스트의 식약처 허가를 모두 마쳤고 하반기에는 실제 처방까지도 기대하는 만큼, 의료기관뿐 아니라 정부 지자체 자살예방 사업, 기업 임직원 대상 정신건강 지원 사업 등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기를 기대한다”며 “올해 매출 목표는 20억원, 내년에는 손익분기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미 의료 현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마인즈에이아이는 올해 4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춘계학술대회’ 런천 심포지엄을 통해 마인즈에이아이의 진단·치료 솔루션 성과를 발표했는데, 현장에서는 사용 가능 시점에 대한 문의가 이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남아와 북미 등 해외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미국 소비자가전관람회(CES)와 보스턴 의료기기 전시회 등에서 제품을 소개했는데, 소아 뇌전증 전문 의료진 등 현지 의료진들로부터 공동연구 제안을 받았다. 석 대표는 “정신건강 서비스가 부족한 지역은 물론, 선진국에서도 진료 비용 부담이나 기니 대기 시간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해외 의료진들의 관심이 높았고, 한 의료진은 국내에 방문해 공동연구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I로 기술 고도화…IPO 향한 성장 로드맵

마인즈에이아이가 지향하는 장기적 방향성은 인공지능(AI)을 통한 진단·치료 기술 고도화다. 현재 마인즈내비는 코르티솔과 DHEA를 중심으로 우울증을 진단하지만, 향후 다양한 바이오마커를 추가 확보해 ‘설명가능한 인공지능(XAI)’ 기반 진단 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석 대표는 “향후에는 수십 개의 우울증 바이오마커와 심리 지표를 AI가 분석해 우울증 여부뿐 아니라 개인별 위험 요인이나 취약 인자까지 설명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며 “궁극적으로는 타액을 분석 기관에 보내지 않고도 현장에서 즉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 기술까지 구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치유포레스트 역시 우울증 치료를 넘어 공황장애나 사회불안 장애, 경도인지장애 등으로 적응증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VR 기반 디지털치료제 플랫폼을 활용해 다양한 정신건강 질환으로 파이프라인을 넓혀간다는 전략이다.

마인즈에이아이는 이를 위한 투자 유치도 진행 중이다. 회사는 시드 투자 17억원, 시리즈 A 95억원을 유치했으며, 현재는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라운드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해외 사업 성과와 기술 고도화를 바탕으로 2029~2030년 기업공개(IPO)도 추진할 계획이다.



◇“기술보다 제도 느려”…산업 경쟁력 위한 제언도

석 대표는 마인즈에이아이를 넘어 국내 디지털치료제 산업 생태계 전반의 성장에도 관심을 뒀다. 그는 “기술 개발 속도보다 제도 정비 속도가 더 느린 상황”이라며 디지털치료제 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도 강조했다.

석 대표는 “일반 신약은 허가를 받으면 비교적 빠르게 의료 현장에 도입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돼 있지만, 디지털치료제는 식약처 허가 이후에도 신의료기술평가 등 추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옥상옥(屋上屋) 구조 때문에 미국이나 독일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시장 적용에 지체가 많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식약처가 올해 1월 ‘시장 즉시진입 의료기술’ 제도를 시행해 신개발의료기기나 혁신의료기기는 신의료기술평가를 유예해 식약처 품목허가와 동시에 신속하게 의료현장에 선진입할 수 있게 했지만, 기존 허가 제품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 점도 아쉬운 부분으로 꼽았다.

석 대표는 “시장 즉시지입 의료기술 제도가 시행되기 전에 식약처 허가를 받은 기술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기존 절차를 그대로 거쳐야 한다”며 “국내에서 실제 사용 경험과 데이터를 충분히 축적해야 해외 진출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는데 오히려 시장 진입이 늦어지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치료제는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은 기술인데도 시장 진입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사용 경험이 쌓여야 산업도 성장할 수 있는 만큼 보다 신속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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