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IA에 계엄 정당화 메시지 전달 혐의…합수부 지원 논의 의혹도
김명수 前합참의장도 재소환…구속영장 기각 후 일주일 만에 첫 조사
(과천=연합뉴스) 최윤선 기자 = 3대 특검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하는 권창영 2차 종합 특별검사팀이 22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을 세번째로 소환해 10시간 가까이 조사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께 홍 전 차장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2·3 비상계엄 선포 전후 행적과 국정원 내 의사결정 과정을 확인했다.
홍 전 차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미국 정보기관을 접촉해 계엄을 정당화하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특검팀은 국정원 관계자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국정원이 비상계엄 다음 날 오전 국가안보실로부터 '우방국가에 비상계엄의 배경을 설명하라'는 요청과 함께 한글로 작성된 문건을 전달받은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후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의 지시에 따라 1차장 산하 해외 담당 부서는 주한 미국 중앙정보국(CIA) 책임자를 국정원으로 불러 문건 취지를 설명했으며, 홍 전 차장은 이 모든 과정을 보고받고 재가했다는 게 특검팀의 조사 결과다.
홍 전 차장 측은 상황이 기억나지 않을뿐더러 실제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해도 정식 보고 형식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특검팀은 홍 전 차장이 계엄 당일 1차장 산하 부서장 회의를 소집해 국군 방첩사령부와 연락 체계를 구축할 것을 지시하고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업무 지원을 논의했다고도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국정원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당시 회의 참석 직원들의 업무 수첩 등에서 계엄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표현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홍 전 차장은 "합수부의 '합' 자도 나온 적 없다"고 일축했다.
특검팀은 지난달 22일과 이달 11일에도 홍 전 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각각 9시간가량 조사했다.
특검팀은 오는 26일 홍 전 차장을 4차 소환해 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앞서 특검팀은 '계엄 정당화 메시지 의혹'과 관련해 지난달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도 두 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김 전 차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날 김명수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도 소환해 조사했다. 지난 15일 특검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후 이뤄진 첫 조사다.
김 전 의장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합참 지휘통제실에서 군이 국회 등에 투입되는 상황을 지켜보고도 이를 막지 않고 계엄사령부를 함께 구성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군령권(작전지휘권)을 가진 김 전 의장이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 군 투입 과정의 위법성을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의심한다.
김 전 의장 측은 그간 계엄 선포와 동시에 국방부 장관이 직접 계엄군을 지휘·통제했고 의장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돼 계엄군에 대한 지휘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였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김 전 의장은 이날 조사실에 출석하면서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제 철학과 소신에는 변함이 없고, 사실과 진실에 따라 소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ysc@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