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퇴직연금 시장이 500조원 규모를 넘어서는 등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가입자 간 운용 성과 격차는 더욱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적립을 넘어 적극적인 자산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22일 발간한 'THE100리포트 127호'를 통해 국내 퇴직연금 시장 현황과 근로자들의 운용 실태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은 50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연구소는 경제 성장과 임금 상승뿐 아니라 정부의 세제 지원 확대와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 강화 등 정책적 요인이 시장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특히 정부가 연금계좌 세액공제 한도를 확대하고 기업의 퇴직급여 적립 의무를 강화하면서 퇴직연금 자금 유입이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평가했다.
운용 성과도 개선됐다. 지난해 국내 증시 상승과 실적배당형 상품 투자 확대 영향으로 전체 퇴직연금 운용수익률은 6%를 웃돈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가입자 간 수익률 격차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수익률 상위 10% 가입자와 하위 10% 가입자 간 성과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서 같은 제도 안에서도 운용 방식에 따라 노후 자산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는 원리금보장형 상품 중심으로 자산을 운용한 가입자와 주식형 펀드나 ETF 등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을 높인 가입자 간 수익률 차이가 확대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퇴직연금을 단순 저축이 아닌 장기 투자 자산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퇴직연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금융회사들도 로보어드바이저, AI 기반 자산배분 서비스, TDF(타깃데이트펀드) 등 다양한 연금 특화 상품과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김동익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은 "퇴직연금은 노후 생활을 위한 핵심 투자자산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실적배당형 상품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운용 성과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퇴직연금 시장이 양적 성장 단계를 넘어 수익률 경쟁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초고령사회 진입이 본격화되면서 가입자들의 투자 역량과 금융교육 수준이 노후 자산 격차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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