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돈길' 만든다/상]'플랫폼 금융' 시대…데이터·기술력 보유자가 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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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돈길' 만든다/상]'플랫폼 금융' 시대…데이터·기술력 보유자가 승자

비즈니스플러스 2026-06-22 16:11: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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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경쟁의 무대가 예금·대출·투자상품 등 전통 금융상품 영역에서 디지털 금융 인프라 영역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금융사와 플랫폼 기업들은 고객 접점과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금융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에 본지는 금융권의 새 '돈길' 선점 경쟁을 조명하고, 디지털 자산·플랫폼·데이터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금융 생태계에서 누가 미래 금융 인프라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 살펴본다.[편집자주]

이미지=챗GPT
이미지=챗GPT

과거 금융권 경쟁의 기준은 '얼마나 많은 고객에게 어떤 상품을 판매하느냐'였다. 은행은 예금과 대출, 증권사는 투자상품, 카드사는 결제 서비스를 중심으로 경쟁했다.

하지만 금융 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면서 경쟁의 축이 바뀌고 있다. 이제 금융사들이 주목하는 것은 상품 자체가 아니라 고객의 돈이 이동하는 경로, 즉 '금융 인프라'를 누가 장악하느냐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사와 플랫폼 기업들은 디지털 자산, 실물자산 토큰화(RWA), 원화 스테이블코인 등 새로운 금융 인프라 구축 경쟁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금융 시장에서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자본력과 상품 경쟁력을 넘어 고객 데이터와 플랫폼 장악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전통 금융상품을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하는 토큰화 금융이 차세대 금융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16일 글로벌 실물자산 토큰화 플랫폼 기업 온도파이낸스(Ondo Finance)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상장지수펀드(ETF) 토큰화와 온체인 자산운용 인프라 구축 협력에 나섰다.  

ETF 토큰화는 기존 ETF 자산을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형태로 구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거래 효율성을 높이고 향후 글로벌 투자자가 새로운 방식으로 자산에 접근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다는 평가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투자상품을 추가하는 차원이 아니라, 미래 자본시장에서 자산이 유통되는 방식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앞으로 금융사의 경쟁력은 상품 개수보다 고객의 자금 이동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디지털 금융 인프라를 확보한 사업자가 새로운 금융 생태계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경쟁도 같은 흐름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 등 안정적인 자산을 기반으로 가치 변동을 최소화한 디지털 자산으로, 향후 결제·송금·자산관리 영역을 연결하는 금융 인프라로 활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국내에서도 주요 금융지주와 플랫폼 기업들이 주도권 확보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달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에 1조원을 투자하며 금융과 디지털자산을 결합한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은행권과 가상자산 플랫폼이 결합해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 금융 시장 선점을 노리는 행보라는 분석이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역시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 가능성을 언급하며 발행·유통·결제 등 생태계 전반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이는 기존 금융사의 역할 변화와 맞닿아 있다. 은행이 단순히 돈을 보관하고 빌려주는 기관에서 벗어나 결제와 투자, 자산관리 서비스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플랫폼 기업은 막대한 이용자 기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금융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 입장에서는 이미 확보한 고객 접점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 이용자의 소비·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앞으로 금융 산업의 경쟁 구도가 '은행 대 플랫폼'이라는 단순한 대결이 아니라, 각자의 강점을 결합한 생태계 경쟁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한다.

은행은 신뢰와 자본력을 기반으로 플랫폼화를 추진하고, 플랫폼 기업은 이용자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를 내재화하는 방식이다.

결국 미래 금융 시장에서 승자는 가장 많은 금융상품을 보유한 사업자가 아니라 고객의 금융 활동이 자연스럽게 머무르는 '금융 운영체계(OS)'를 구축한 사업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좋은 상품을 만들어 고객을 끌어오는 것이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고객의 일상 속 금융 흐름을 누가 연결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금융업의 경계 자체가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연호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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