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봉지나 과자 봉지, 약통을 열면 '먹지 마세요'라고 적힌 작은 봉지가 들어 있다. 대부분 쓸모없는 것이라 여겨 그냥 버리는데, 이 작은 봉지가 장마철에 톡톡히 효자 노릇을 한다.
이 봉지 안에 든 알갱이가 실리카겔이다. 실리카겔은 표면에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구멍이 무수히 뚫린 다공성 물질이라, 그 구멍으로 주변의 습기를 빨아들이는 강력한 흡습제다. 식품이 눅눅해지지 않도록 봉지에 넣어 두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니 김이나 과자를 먹고 나온 실리카겔을 버리지 말고 따로 모아 두면, 집안 곳곳의 습기를 잡는 데 두루 쓸 수 있다. 굳이 제습제를 사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특히 습도가 높은 장마철에 그 쓸모가 빛난다.
집안 곳곳 습기 잡는 법
실리카겔이 가장 빛을 발하는 곳은 신발 안이다. 하루 신어 땀이 밴 신발 속에 실리카겔 봉지를 몇 개 넣어 두면, 눅눅한 습기를 빨아들여 냄새와 곰팡이를 막아 준다. 장마철 현관 신발장에 함께 넣어 두어도 좋다.
공구함에 넣으면 금속에 녹이 스는 것을 늦춰 주고, 카메라나 렌즈를 보관하는 가방에 넣으면 습기로 인한 곰팡이를 막아 준다.
이 밖에 옷장이나 서랍, 가방 속처럼 습기가 차기 쉬운 곳 어디에나 넣어 두면 제습과 탈취를 함께 해결할 수 있다. 잘 굳는 소금이나 설탕 통, 김 같은 마른 식품 통에 깨끗한 실리카겔을 넣어 두면 눅눅해지는 것도 막아 준다.
다만 한 가지 기억할 것은, 실리카겔도 습기를 잔뜩 머금으면 더 이상 빨아들이지 못한다는 점이다. 흡습 표시가 있는 제품은 색이 변해 교체 시기를 알려 주기도 한다.
전자레인지로 되살려 쓰기
흡습력이 떨어진 실리카겔은 버리지 않고 되살려 다시 쓸 수 있다. 다공성 구조라 머금은 습기만 날려 주면 본래의 흡습력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봉지를 그릇에 쏟아 전자레인지에 넣고, 10초에서 30초씩 끊어 가며 두세 번 돌리면 안에 밴 습기가 증발한다. 한 번에 오래 돌리면 봉지나 알갱이가 탈 수 있으니 짧게 끊어 돌리는 것이 안전하다.
가열할 때 습기가 빠져나오므로 창문을 열어 환기하며 하는 것이 좋다. 전자레인지가 부담스럽다면 마른 프라이팬에 약한 불로 볶거나, 햇볕 좋은 날 바짝 말려도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 실리카겔은 먹는 것이 아니므로 어린아이나 반려동물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어야 한다. 또 김에 밴 기름이 묻은 실리카겔은 가열해도 깨끗해지지 않으니 재사용하지 말고 버리는 것이 낫다. 보통 두세 번 되살려 쓰고 나면 흡습력이 떨어지니 그때는 새것으로 교체하면 된다.
Copyright ⓒ 뉴스클립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