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강남의 류재연 변호사는 수사기록과 CCTV 영상을 집요하게 분석해 고소인 진술의 모순과 혐의 적용 과정의 문제점을 짚어내며 1심과 항소심 모두 무죄를 이끌어냈다. ⓒ로톡뉴스
배송 과정에서 벌어진 실랑이가 한 택배기사의 인생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물건 배송을 두고 벌어진 언쟁과 몸싸움이 돌연 '강제추행' 혐의로 번진 것이다.
사건을 맡은 법무법인 강남 류재연 변호사는 수사기관이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진술을 유도한 정황을 정확히 짚어내며, CCTV 영상 분석과 전략적인 증인신문을 통해 1심과 항소심 모두에서 '무죄'를 이끌어냈다.
평범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법정에서 펼쳐진 치열한 공방의 전말을 취재했다.
택배 배송 중 일어난 실랑이, '성범죄'가 되다
사건의 발단은 택배 한 건을 둘러싼 다툼이었다. 배송에 불만을 품은 고객이 택배기사인 의뢰인에게 따졌고, 수령 사인 거부와 배송 거부를 둘러싸고 언쟁과 몸싸움으로 번졌다. 결국 고객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의뢰인을 고소했다.
사건을 맡은 류재연 변호사는 수사기록 전체를 면밀히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류 변호사는 사건 초기 현장 고소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강제추행 혐의가 수사 진행 중 뒤늦게 추가된 정황을 포착했고, 고소인의 진술이 모순되게 변경된 흐름도 파악했다.
심지어 검찰은 강제추행 혐의를 유지하기 위해 공소사실까지 변경하며 집요하게 혐의를 밀어붙였다. 수사기록을 철저히 파고든 덕분에 류 변호사는 이러한 혐의 적용 과정과 진술의 변화 흐름을 한눈에 꿰뚫어 볼 수 있었다.
"성적 수치심은 없었다"… 철저한 분석으로 포착한 진술의 허점
수사기록을 파고들수록 불리해 보였던 정황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실랑이 도중 고객이 "왜 가슴을 만지냐"고 항의하자, 의뢰인이 "내가 언제 니 가슴을 만졌냐"며 고객의 가슴 쪽을 향해 손가락으로 찌르는 행위를 했고, 의뢰인 역시 조사에서 이를 시인한 상태였다.
행위만 떼어놓고 보면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당시 두 사람은 택배 물건을 서로 가져가려고 몸싸움을 벌이던 중이었고, 문제가 된 신체접촉 역시 그 다툼의 연장선상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에 불과했다. 추행의 고의나 성적 의도를 찾아보기 힘든 정황이었다.
더욱이 고소인이 처음부터 강제추행으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사실, 그리고 수사기관이 혐의를 유도한 정황이 수사기록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이는 곧 고소인이 애초에 성적 수치심을 느끼지 않았다는 방증이었다.
류 변호사는 이러한 사건의 전후 사정을 근거로 '무죄 정공법'을 택했다.
이후 피의자 신문에 대비해 불리한 진술은 철저히 배제하고 유리한 진술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전략적인 조력과 코칭을 제공하며 본격적인 재판을 준비했다.
무죄를 입증한 두 가지 무기: 영상 분석과 증인신문
재판이 시작되자 류 변호사는 고소인이 성적 수치심을 느끼지 않았으며, 검찰이 사실관계를 왜곡해 강제추행 혐의를 악의적으로 적용한 정황을 증명해 나갔다.
류 변호사가 법정에 내세운 첫 번째 증거는 현장 CCTV 영상의 프레임 단위 분석이었다.
정밀하게 확인한 결과, 추행으로 평가될 만한 신체접촉 자체가 일어나지 않았음을 입증해냈다.
여기에 더해 공판 과정에서의 증인신문이 결정타가 됐다.
법정에서 피해자는 의뢰인에게 거짓 혐의를 뒤집어씌우려 했으나, 류 변호사의 전략적인 신문에 가로막혔다. 오히려 이 과정을 통해 검찰 공소사실의 모순점이 낱낱이 드러나며 의뢰인의 무죄가 명백히 입증됐다.
"피해자의 경찰 단계, 검찰 단계에서의 진술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공소사실과 비교해 진술의 모순점을 파악했습니다. 이후 공판 과정에서 이루어진 피해자 신문에서 그 모순점을 밝힘으로써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없음을 밝혔습니다"
치밀한 증인신문으로 공소사실의 허점이 드러나면서 재판의 흐름은 완전히 뒤집혔다.
검찰은 항소심까지 끌고 갔으나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결국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였다.
"선입견 없이 기록 검토해야"… 무죄 사건이 남긴 당부
이번 사건은 류 변호사에게 수사기관이 작성한 기록도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 계기였다. 증거와 수사기록, 사건의 제반 상황을 함께 살펴야 기록 사이의 빈틈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는 경찰과 검찰이 피의자에 관한 사실관계를 확대 해석하거나 혐의를 추가하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향한 당부로 이어졌다.
류 변호사는 이 한 문장을 끝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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