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들] 알면서도 못푼 대통령 2년차 시험지, 이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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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들] 알면서도 못푼 대통령 2년차 시험지, 이번에는?

연합뉴스 2026-06-22 10:58: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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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2기 참모진 개편 청와대 2기 참모진 개편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강훈식 비서실장이 21일 청와대 기자회견장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새로 임명한 참모들과 인사 관련 브리핑을 한 후 인사하고 있다. 사진 왼쪽 두번째 인물이 한찬식 민정수석.

(서울=연합뉴스) 김재현 선임기자 = 집권 2년 차에 들어선 이재명 대통령이 두 번째 국무총리를 지명한 데 이어 청와대 참모진을 개편했다. 네이버 임원 출신인 한성숙 총리 지명자 등 새 얼굴들의 공통점은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이 없다는 점이다. 자기 사람 대신 야권의 거부감이 덜한 통합형 전문가로 2년 차를 끌고 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찬식 전 검사장을 사정의 컨트롤타워인 민정수석에 앉힌 대목이다. 한 민정수석은 문재인 정부의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해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등을 기소한 인물로, 사적으로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의 사위다. 검찰 보완수사권에 반대하는 민주당 강경파와 친문 진영이 불편한 시선을 보낼 만하다.

5년 단임제 대통령에게 집권 2년 차는 변곡점으로 통한다. 힘은 총선을 앞둔 여당으로 분산되고, 언론은 허니문을 끝내고 청와대를 겨누기 시작한다. 야당의 입은 거칠어지는데 여당은 차기 권력을 향한 파벌 경쟁 속에 대통령을 대놓고 들이박는 일이 생겨난다. 민심이 싸늘해지며 지지율이 꺾이고, 그러다 무슨 일만 생기면 '기승전·대통령'이라는 조롱이 나오며 스트레스 지수를 높인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

(성남=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G7 정상회의와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환영나온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2026.6.18

역대 정부를 돌아보면 2년 차마다 정권의 힘을 빼는 사건·사고가 빈발했다. 노무현 정부 2년 차였던 2004년엔 여당 분당 속에 대통령 탄핵 사태가 벌어졌다. 이명박 정부 2년 차인 2009년엔 전직 대통령 서거라는 비극에 세종시 수정안 파동이 겹치며 당의 무게중심이 박근혜로 쏠리는 불편한 동거 체제가 됐다.

박근혜 정부 2년 차는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트라우마를 겪었다. 사고 자체도 비극이었지만, 정부의 무책임한 대응과 리더십 부재가 친박 내부 분열과 대통령의 관저 칩거를 불렀다.

문재인 정부도 예외는 아니었다. 2018년 검찰수사관 김태우의 폭로로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시비가 불거지며 정권 도덕성에 타격을 줬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동력을 잃게 했다. 70%를 넘던 지지율 상승세는 그때부터 꺾여 가파른 하강 곡선을 그렸다.

윤석열 정부의 2년 차는 악재의 연속이었다. 남북 간 통신 연락선이 끊기며 안보 불안이 커지는 와중에 해병대 채수근 상병 순직, 잼버리 파행,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 피습, 전공의 파업 사태가 벌어졌다. 김건희 여사의 국정농단 의혹까지 겹쳐 지지율이 곤두박질치자 윤 대통령은 복심으로 여긴 한동훈을 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투입했지만, 서로 원수 사이가 된 채 총선에서 참패했다.

한동훈 앞에서 화난 표정의 윤석열 전 대통령 한동훈 앞에서 화난 표정의 윤석열 전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21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면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24.10.21

돌이켜보면 2년 차의 위기는 우연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내가 해봐서 잘 아는데"라는 자신감에 빠져 비판에 귀를 닫은 탓이 컸다. 그래서 그들은 청와대 쇄신으로 스스로를 경계하고자 했다. 정무형보다 관료형 참모를 전진 배치하며 측근을 정리하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인사 쇄신으로 위기를 넘은 대통령은 없었다. 문제는 대통령 자신에게 있었다. 1년 차의 고공 지지율은 대통령에게 내가 옳다는 확신을 주고, 그 앞에서 쓴소리를 꺼리는 참모들은 그 확신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로 민심은 멀어지고 대통령은 구중궁궐 같은 인의 장막 속에 갇혔다.

지난 헌정사가 말해주듯 집권 2년 차의 잡음은 밖이 아니라 안에서 시작된다. "이렇게 고생했는데 챙겨주지 않는다"는 공신들의 서운함이 운명공동체에 균열을 만들고, 참모들이 직언 대신 눈치 보기에 나서면 정권은 흔들리기 마련이다.

2년 차 징크스는 미신이 아니다. 5년 단임제가 낳은 구조적 현상으로, 지금 이재명 정부가 그 오래된 시험지를 마주하고 있다. 시험 문제는 늘 같았지만, 대통령들은 그 답을 알고도 풀지 못했다. 이재명 정부가 이번에 다른 답을 써낼까. 일단 여권의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한찬식 카드를 꺼낸 점이 기대감을 갖게 한다.

j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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