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을 쏟아부은 게임이 출시 18일 만에 단 77장. 한 인디 게임 개발자가 자신의 성적표를 공개한 글이 해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3D 어드벤처 '메소케(Mesoké)'를 혼자 만든 미스틱아트(Mystik'art)다. 그는 6월 13일 엑스(X)에 5월 26일 출시 이후 판매량이 77장에 그쳤다고 털어놨다. 위시리스트는 2,800개, 이 가운데 800개가 출시 당일 쌓였지만 실제 구매로는 좀처럼 이어지지 않았다는 고백이었다.
반응은 빠르게 갈렸다. 가격을 너무 세게 불렀다는 지적이 가장 많았다. 트레일러와 상점 소개만으로는 이 게임이 대체 무엇을 하는 작품인지 와닿지 않는다는 의견, 마케팅 자체가 부족했다는 진단이 뒤를 이었다.
날카로운 조언도 있었다. 한 이용자는 상점 배너에 쓰인 AI(인공지능) 보정 이미지부터 들어내라고 했다. 메소케는 스팀에 게임 내 콘텐츠엔 생성형 AI를 쓰지 않았으나 일부 상점·라이브러리 이미지는 AI 보정을 거쳤다고 밝혀둔 상태다. 그 한 장 때문에 게임을 아예 거들떠보지 않는 이용자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개발자는 흘려듣지 않았다. 6월 17일 메소케 가격을 1,900엔에서 1,600엔으로 내렸다.
그런데 글이 부른 건 비판만이 아니었다. '인디 게임 조'라는 이용자는 "88장으로 만들어주겠다"며 자신과 친구 10명 몫까지 게임을 사들였다고 적었다. 무료 마케팅을 돕겠다는 제안도 남겼다. 또 다른 이용자는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진단을 받고 힘든 시기를 보내던 중 이 게임에서 위안을 얻었다며, 상업용 게임을 출시한 것 자체가 이미 성공이라고 응원했다.
해외 커뮤니티에서는 반응은 냉정과 응원이 뒤섞였다.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댓글은 아무리 좋은 게임이라도 알려지지 않으면 애초에 선택지에조차 들지 못한다는 지적으로, 결국 작품성 이전에 인지도와 홍보 부재가 메소케의 발목을 잡았다는 진단이 다수였다.
비판의 화살은 트레일러로 향했다. 영상만 보면 그저 하늘을 날기만 하는 게임으로 비치고, 장르도 목적도 강점도 도무지 드러나지 않는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위험을 감수하면 생명 에너지를 얻고 정밀하게 날수록 더 오래 떠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 게임적으로 무엇이 좋은지 와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격보다 보여주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댓글이 이 정서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그래픽과 음향만큼은 상질이라는 인정도 적지 않았다. 다만 스마트폰만 켜도 고품질 무료 게임이 넘치는 시대에, 그 정도 어필 포인트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냉정한 평가가 깔렸다.
개발자의 태도를 겨냥한 댓글도 눈에 띄었다. "솔직히 말해달라"고 청해놓고 정작 내용이 비어 보인다는 정당한 지적엔 발끈하며 결국 가격 인하 카드만 꺼냈다는 비판이었다.
반면 옹호도 있었다. 영상 퀄리티가 의외로 높아 77장은 아깝다, 홍보와 가격만 손보면 충분히 팔릴 만하다는 반응이었다. 주인공을 의인화한 미소녀로 바꿔 무언가 흔들리고 살짝살짝 보이게 하면 자기 같은 사람이 지갑을 열 것이라는, 농담 섞인 마케팅 제안까지 등장했다.
상점 페이지 공기도 달라졌다. 현재 메소케의 스팀 이용자 평가는 21건으로 늘었고, 그중 90%가 긍정적이다.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콘셉트와 말 없는 서사를 앞세운 작품이, 절규 한 줄에서 시작된 화제 속에 다시 한번 기회를 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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