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 치여 공멸 위기…마트 규제보다 시장과 공생이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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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 치여 공멸 위기…마트 규제보다 시장과 공생이 답”

이데일리 2026-06-22 05:55: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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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명균 호서대 경영학부 교수] 시대가 변하면 규제도 변해야 한다. 당연한 이 명제를, 우리는 유독 대형마트 규제(2012년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 앞에서는 외면해 왔다. 대형마트 업계가 수년에 걸쳐 급격히 위축된 사이, 온라인 유통은 쿠팡 단일로만 50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커졌다. 소비자와 기술 변화는 더 근본적이다. 맞벌이와 1인 가구가 표준이 되며 새벽배송은 이미 일상이 됐다. 이제 경쟁의 무대는 ‘대형마트 대 전통시장’이라는 2012년의 구도에서 ‘오프라인 전체 대 온라인 플랫폼’이라는 전혀 다른 구도로 옮겨갔다. 규제가 지키려던 전선(戰線) 자체가 이동한 것이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정책이 시대를 따라야 한다면, 시대의 주인인 국민은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최근 한국유통학회가 전문 조사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유통산업 현안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에 대해 완화 또는 폐지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59.5%로 ‘현행 유지’를 압도했다. 새벽배송을 허용하자는 의견은 65.1%나 됐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시대에 맞는 규제의 재설계’다. 유통정책 방향을 ‘규제 유지’에서 ‘소비자 중심의 규제 개선’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거다.

가장 근본적으로 필요한 건 인식의 전환이다. 14년간 우리는 ‘보호냐 성장이냐’란 이분법에 갇혀 있었다. 그러나 진짜 질문은 ‘어떻게 함께 경쟁력을 높일 것인가’다. 규제의 정당성은 그 선한 의도가 아니라 실제로 만들어낸 결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최근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의 박용진 부위원장이 의무휴업 제도의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하며 던진 화두, 곧 ‘정책은 결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이제 국회가 입법으로 완성할 때다.

이를 통해 변화한 현실에 맞게 규제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그 변화가 약자에게 충격이 되지 않도록 정교하게 설계하자는 것이다. 현재 국회에선 온라인 새벽배송에 한정해 예외를 인정하자는 접근과 의무휴업까지 전면 폐지하자는 접근이 맞서 있다. 모든 것을 한 번에 풀려다 아무것도 풀지 못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가장 시급하고 합의 가능성이 높은 내용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이젠 변화를 인정하고, 그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길을 함께 설계할 때다. 이는 소비자에게도, 유통산업에도, 전통시장에도, 그리고 더 넓고 촘촘한 보호가 필요한 노동자에게도 이롭다. 규제를 시대에 맞추는 일은 후퇴가 아니라, 변화한 현실에 책임 있게 응답하는 일이다. 각주구검(刻舟求劍), 뱃전의 표시가 아니라 이미 흘러간 강을 보아야 한다. 시대를 이기는 규제는 없다.

장명균 호서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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