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소 봉쇄시위' 17일차…화력 줄었지만, 청년층 발길 여전(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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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소 봉쇄시위' 17일차…화력 줄었지만, 청년층 발길 여전(종합2보)

연합뉴스 2026-06-21 22:13:4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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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맞아 아이 손 잡고 유모차 끌고…현장서 '올공유치원'도 운영

"한미공조 수사해" 구호에 참가자 간 갈등…"우리는 하나다" 구호도

시위 현장에서 애국가 등을 연주 중인 오케스트라 시위 현장에서 애국가 등을 연주 중인 오케스트라

[촬영 전재훈]

(서울=연합뉴스) 전재훈 정지수 기자 =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잠실 개표소 봉쇄시위'가 17일째 이어지고 있다.

21일 오후 시위 참가 인원은 경찰 비공식 추산 4천명 안팎으로 앞선 두 차례 주말보다는 화력이 많이 줄어든 모습이지만 20·30 청년층 발길이 그래도 이어졌다.

잠실 시위에 참여하던 일부 젊은 층이 홍대 등 시위 공간을 분리해 나갔고, 온라인 활동에 집중하는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찾은 잠실 시위 현장은 주말을 맞아 평일보단 사람이 많았고, 주축 세력도 평일 60대 이상에서 20·30 젊은 층으로 다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오전까지만 해도 중장년층이 가장 많았지만, 오후 들어 청년층과 아이 동반 가족 등이 늘어났다.

실제로 유모차를 끌고 나온 가족이나 친구들과 무리 지어 자전거를 타고 나온 10대도 눈에 띄었다.

개표소 인근에는 '올공유치원'(올림픽공원 유치원)이란 팻말 아래 아이들이 태극기 그리기 등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도 마련됐다.

아이와 이곳을 찾은 한 30대 부부는 "아이가 태극기 그리는 법을 확실히 배울 기회라서 좋은 것 같다"고 했다. 다른 부부는 "아이가 자랄 세상이 망가지고 있어 아이와 함께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오후에는 일요일을 맞아 청년층을 중심으로 예배와 찬양을 하는 무리가 곳곳에서 포착됐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오후 10시 기준 올림픽공원에 머무르고 있는 실시간 인구는 1만8천∼2만명이다. 이 가운데 20∼30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집계된 20·30 인원 가운데 상당수는 시위 현장 인근에서 열리는 뮤직페스티벌 관람객으로 추정된다. 이날 오후 7시 기준 4만6천명까지 늘어났던 공원 인구는 꾸준히 감소 중이다.

이날 핸드볼경기장과 옆 88잔디마당에서 열릴 예정이던 '파크뮤직페스티벌'은 88잔디마당, 88호수수변무대, 우리금융아트홀로 공연 장소를 변경했다.

시위 장소 바로 옆에서 티켓 배부 등이 이뤄졌으나 주최 측이 펜스를 설치해 관람객 동선을 분리하며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개표소 봉쇄 시위 현장에 차려진 유치원 개표소 봉쇄 시위 현장에 차려진 유치원

[촬영 전재훈]

잠실 시위 참가 시민들은 개표소로 쓰인 핸드볼경기장을 둘러싸고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한미공조 수사해", "부정선거 에이웹(A-WEB·세계선거기관협의회)" 등의 구호를 외쳤다.

에이웹은 한국 선관위가 소속된 협의회로, 부정선거 시스템을 세계 각국에 수출하는 몸통이라는 음모론이 제기돼왔다.

일부 시위 참가자는 "'한미공조 수사' 구호는 외치지 말고 '재선거'만 외치자"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들을 두고 "'당일투표 수개표'만 외치자"고 제안하거나, "우리는 하나다" 등의 구호를 외치는 이들도 등장했다.

올림픽공원과 붙어 있는 한국체육대학교에서 오전 10시에 '선관위 개혁 관련 시민 토론회'에 김민석 국무총리가 참석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시위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충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부지법 사태를 기억하자"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고, 어떤 상황에도 폭력과 충돌은 안 된다"는 내용의 피켓이 붙어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김 총리가 방문할 경우 '침묵시위'를 하자는 제안 글도 게시됐다.

다만 일부 유튜버는 해당 토론회 참석시켜달라며 한체대 측과 실랑이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 현장 인근에서 예배 중인 전한길씨와 시민들 시위 현장 인근에서 예배 중인 전한길씨와 시민들

[촬영 전재훈]

오후 3시께에는 방송인 이혁재가 빨간색 티셔츠 차림으로 태극기를 들고 시민들과 사진을 찍는 등 개표소 인근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2010년 룸살롱 여종업원 폭행 사건 등으로 방송계에서 퇴출당한 그는 지난 3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국민의힘 광역의원 비례 청년 공개 오디션에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바 있다.

일부 시위 참가자가 언론사 기자를 둘러싸고 "제대로 보도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한 시민은 부정선거의 증거라며 투표용지 등의 모습이 담긴 수십장의 사진을 개표소 인근 바닥에 붙여뒀다.

오후 6시 30분께부터 시민 20여명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의 연주회가 열렸다.

이들은 태극기를 보면대에 붙이거나 몸에 두른 채 애국가와 '충성가', '아름다운 나라' 등을 연주했다. 충성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수용된 서울구치소 앞에서 지지자들이 자주 불렀던 군가다.

일부 시민은 "시위 현장에서의 불법행위에 동조하면 패가망신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을 협박 혐의 등으로 고발하자는 서명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300명 이상의 시민이 고발장 옆에 자신의 이름 등을 적었다.

주최자 없는 시위가 장기화하며 다양한 의견을 표명하는 깃발, 피켓도 등장했다.

대형 성조기를 흔드는 참가자는 물론이고, "성전환 수술 없는 성별 전환 반대" 등 이번 선거와는 무관한 의견을 피력하는 깃발도 눈에 띄었다.

이런 가운데 친여 성향 유튜브 채널 '정치한잔'은 인근에서 개표소 봉쇄를 규탄하는 시위를 예고한 상태다.

종로구 보신각 앞 인도, 중구 대한문 앞 인도 등 강북 지역에선 참정권 침해를 규탄하거나 부실 선거 관련자 처벌을 촉구하는 집회가 예정돼 있다.

index@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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