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 명소' 연못 보수 공사 이후 녹조 몸살…방문객 어리둥절
연못에 손 넣었다가 미 前국가대표 체포…트럼프 "반달리즘" 탓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100년 넘는 역사를 지닌 미국 워싱턴DC의 명소 '리플렉팅 풀' 연못에 녹조 발생과 부실 공사 논란 현장을 확인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이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못의 문제를 반달리즘(기물파손) 탓으로 돌리면서 연못 물에 손을 넣어본 전직 올림픽 국가대표가 체포되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20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올림픽에 세 차례 출전한 전 미국 카누 국가대표 데이비드 허른은 전날 리플렉팅 풀 물속으로 손을 뻗어 바닥에서 부분적으로 떨어진 파란색 자재를 만진 후 경찰에 체포됐다.
허른은 풀을 훼손했다는 혐의를 부인하며 그저 "호기심 많은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연못 상태가 궁금해서 확인해봤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어제 리플렉팅 풀을 지나가기 전과 떠난 후를 비교했을 때 풀의 상태가 달라진 것은 전혀 없다"며 "아무것도 제거하거나, 부수거나, 찢거나, 벗겨내거나, 파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허른은 공원경찰 시설에 약 5시간 동안 구금됐다가 풀려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건국 250주년을 맞아 1922년 완공된 리플렉팅 풀의 콘크리트 바닥에 파란색 방수 페인트를 입히는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에 나섰다.
그러나 최근 여름을 맞아 고온다습한 날씨에 조류가 표면을 뒤덮으면서 파란색 페인트칠이 무색하게 연못은 초록색으로 변했다.
미 CNN 방송에 따르면 리플렉팅 풀에 물을 채운 지 단 하루 만에 녹조가 눈으로 확인되기 시작했고, 며칠 지나지 않아 녹조 덩어리가 연못을 점령했다. 곧이어 풀 바닥의 파란색 자재도 벗겨지기 시작했다.
이에 예산을 1천400만달러(약 215억원) 이상 투입한 것으로 알려진 리모델링 작업을 두고 부실 공사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제프 머클리 상원의원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낭비와 부정부패를 그렇게 외치던 트럼프 행정부가 리플렉팅 풀 리모델링에 1천400만달러를 썼는데, 지금은 다 벗겨지고 녹조가 가득하다"며 "이 당혹스러운 자원 낭비에 대해 답변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리플렉팅 풀의 문제는 외부 세력의 의도적인 반달리즘 때문이라는 우파 진영 일각의 음모론을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의 아름다운 리플렉팅 풀을 훼손한 수치스러운 반달리즘 행위와 관련해 많은 사람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끔찍한 기물 파손자들이 한 짓은 조지 워싱턴과 에이브러햄 링컨 전대통령에 대한 진정한 모욕이며, 이에 따른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오늘 시공업자들을 만났으며, 필요한 수리를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많은 양의 물을 방류하고 빼내야 할 것 같다"며 "하지만 수리는 최대한 신속하게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리플렉팅 풀의 문제점을 보도해온 ABC뉴스의 조너선 칼 기자를 향해 "풀 표면의 고무를 뜯어내려고 했다"고도 비난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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