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인사이트] 김용범 정책실장의 문제의식과 한국 경제의 오래된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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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인사이트] 김용범 정책실장의 문제의식과 한국 경제의 오래된 숙제

뉴스비전미디어 2026-06-21 19:49:4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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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최근 경제 인식은 주목할 만하다. 그는 반도체 호황과 주가 상승, 경상수지 흑자, 법인세 수입 증가라는 긍정적 지표를 단순한 낙관론으로만 보지 않았다. 오히려 그 호황의 과실이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를 물었다. 

대기업 실적이 좋아지고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자영업자는 폐업을 고민하며, 청년들은 여전히 주거와 일자리 불안을 안고 있다면 우리는 호황의 의미를 다시 물어야 한다.

이 점에서 김 실장의 발언은 단순한 부동산 과세론이 아니다. 그는 한국 경제의 오래된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한국 경제는 제조업과 수출산업이 어렵게 국부를 벌어오지만, 그 과실이 생산적 투자와 국민 다수의 삶으로 충분히 확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한국 사회에서 돈의 흐름은 자주 부동산으로 향했다. 기업 이익이 늘고, 성과급이 지급되고, 시장에 유동성이 생기면 그 돈이 창업, 기술개발, 지역산업, 중소기업 투자로 가기보다 아파트와 토지 시장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부동산 가격 상승은 다시 자산 보유자와 비보유자 사이의 격차를 벌리고, 세대 간 불평등을 심화시켰다.

그러므로 반도체 호황을 단순히 축복으로만 볼 수는 없다. 반도체가 벌어온 국부가 국민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데 쓰인다면 그것은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실이 다시 부동산 가격 상승과 자산 격차 확대로 이어진다면 호황은 오히려 사회적 불만과 경제적 불균형을 키울 수 있다. 

다만 부동산 과세 강화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정책에는 장단점이 있다. 보유세와 양도세의 합리적 조정은 필요하다. 부동산 보유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적절히 반영하고, 과도한 시세차익 기대를 낮추는 방향은 원칙적으로 옳다.

그러나 세금은 언제나 정교해야 한다. 보유세를 강화하면 다주택 투기수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현금 흐름이 부족한 은퇴자나 장기보유 1주택자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양도세를 지나치게 무겁게 하면 오히려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는 잠김 효과가 생길 수도 있다. 

결국 이번 문제는 경제정책인 동시에 정치경제의 문제다. 성장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호황의 과실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국가가 생긴 재정 여력을 어떤 미래로 연결할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거시 지표도 국민의 삶을 설득하지 못한다.

김용범 정책실장의 문제의식은 그런 점에서 방향이 옳다. 그는 증시, 부동산, 과세, 유동성, 체감경기, 자산 불평등을 함께 보려는 고민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는 어느 한쪽만 보고 판단할 수 없다. 성장도 중요하고, 분배도 중요하다. 시장 안정도 중요하고, 미래 투자도 중요하다.

지금 한국 경제 앞에 놓인 과제는 분명하다. 반도체 호황의 과실을 부동산으로 흘려보낼 것인가, 아니면 사람과 산업과 지역과 미래로 돌릴 것인가. 이것이 이번 호황의 성격을 결정할 것이다. 방향은 옳다. 그러나 방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정밀한 설계와 흔들림 없는 실행이 뒤따라야 한다. 

강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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