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 대사는 21일 미국 뉴욕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동북아 질서를 좌우할 가장 큰 변수로 미국의 변화를 지목하며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기보다 외교적 선택지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일본 등 우호국과 협력을 더욱 밀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순한 공식은 더는 유효하지 않다”며 “일본, 호주, 인도, 유럽연합(EU) 등과의 협력도 확대해 더 많은 선택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미국과의 경제·공급망 협력을 강화해야 하지만 중국과의 소통 채널도 유지해야 한다”며 “불확실성이 커진 국제질서 속에서 한국은 특정 국가를 선택하기보다 다양한 파트너와 관계를 구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티븐슨 전 대사는 “어느 때보다 북한·러시아·중국 등 3국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한반도 정세를 좌우할 가장 중요한 변수는 북한이나 중국보다 미국이다”고 꼽았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질서에서 미국이 수행해온 역할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며 “앞으로 3~5년간 미국의 민주주의와 법치,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이 어떻게 변화하느냐가 동북아 질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대북정책 역시 이런 변화의 흐름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에 대해 “중국이 북한 비핵화를 압박하기 위해서라기보다 약화한 대북 영향력을 복원하려는 의미가 더 크다”며 “현재 중국의 대북정책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미·중 경쟁보다 북·러 관계다. 김정은은 러시아와 중국을 능숙하게 활용하면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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