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 이면] 지표는 호황인데 체감은 냉랭…물가가 가로막은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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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의 이면] 지표는 호황인데 체감은 냉랭…물가가 가로막은 회복

아주경제 2026-06-21 15:03: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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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올해 2% 중반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주요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다. 수출 호조에 힘입어 경상수지는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고 경기 회복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차갑다. 높은 물가와 금리 부담이 이어지는 데다 성장의 과실이 일부 계층에 집중되면서 거시경제 지표와 체감경기 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비자 물가수준전망은 151로 기준치인 100을 크게 웃돌았다. 장기평균(143)도 상회하는 수준이다. 금리수준전망은 114를 기록했고 주택가격전망은 112로 전월보다 8포인트 상승했다. 향후 집값 상승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금리와 물가 부담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에 대한 체감 부담은 실제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소비자동향조사에서 현재 물가 수준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물가인식은 3.0%로 전월(2.9%)보다 높아졌다.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2.8%를 기록하며 장기평균(3.0%)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했다. 소비자들이 여전히 높은 물가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은 소비자들이 향후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기대가 확산되면 실제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체감경기를 짓누르는 가장 큰 요인은 물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3.1%를 기록하며 26개월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에도 국제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도 1500원 안팎에서 움직이며 수입물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상승은 취약계층의 생활비 부담을 더욱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자산시장과 실물경제의 온도 차도 체감경기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 최근 증시 강세와 자산가격 상승의 수혜는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을 보유한 계층에 집중되고 있어서다. 반면 무주택 가구나 자산 보유 규모가 작은 가계는 자산가격 상승을 혜택보다 부담으로 체감하고 있다. 특히 고소득이지만 자산 형성에는 어려움을 겪는 이른바 'HENRY(High Earning, Not Rich Yet)' 계층이 늘고 있다. 청년층(20~34세) 내 고자산·고소득 비중은 2017년 약 27%에서 올해 약 20% 수준으로 하락했다. 중상위 소득을 올리더라도 자산 상위 계층으로 이동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경제 성장세가 일부 산업과 계층에 머물면서 소비 회복 온기가 충분히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산업 호황에 따른 낙수효과 역시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은이 발표한 기업심리지수(CBSI)에 따르면 이 같은 업종별·규모별 격차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5월 실적 기준 수출기업(105.3)과 대기업(103.4) 심리지수는 기준선(100)을 훌쩍 넘기며 호조를 보인 반면 내수기업(98.4)과 중소기업(96.2)은 여전히 기준선을 밑돌았다. 특히 자영업자가 포진한 비제조업의 6월 경기 전망 지수는 95.9로 전월 대비 오히려 떨어져 수출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온기가 골목상권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체감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성장률 제고뿐 아니라 물가 안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높은 물가가 지속되면 거시경제 지표와 체감경기 간 괴리는 지속될 수 있다. 경제지표가 개선되더라도 생활물가 부담이 지속되면 소비자들이 느끼는 경기 회복 속도는 더딜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은 역시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 물가 안정에 정책 무게를 두고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도 최근 경계감을 나타냈다. 그는 "물가 상승은 기대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물가가 다시 오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감 갖고 있다"며 "앞으로 물가 흐름 면밀히 살피며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안정될 거란 확신 들 때까지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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