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일터, 사라지는 청년] "정년 늘리면 청년 일자리 감소?"…복잡한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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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 일터, 사라지는 청년] "정년 늘리면 청년 일자리 감소?"…복잡한 셈법

아주경제 2026-06-21 15:02: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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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당이 고령화 사회 대응을 위한 정년 연장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청년층과 노년층이 일자리를 두고 경쟁할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정년 연장이 청년층의 고용 기회를 축소시키는지를 두고 국책연구기관과 국제기구는 엇갈린 분석을 내놓고 있다. 

21일 국가데이터처 등에 따르면 최근 고용시장은 고령층 취업자는 증가하는 반면 청년층 취업자는 감소하는 '일터의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데이터처의 고용동향을 분석한 결과 최근 6년간 세대별 취업자 수 추이는 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15~29세 청년층은 390만명대에서 370만명대까지 내려앉았지만 60세 이상 고령층은 507만명에서 640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정치권과 노동계를 중심으로 제기된 정년 연장 카드는 은퇴 연령층의 소득 공백기를 메울 대안으로 꼽히지만, 동시에 진입 장벽에 가로막힌 청년 세대의 고용난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정년 연장이 청년 일자리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을 두고 학계와 연구기관의 시각은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먼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6년 '60세 정년 의무화' 조치 도입 이후 고령층 고용 증가가 대기업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청년층 신규 채용 감소로 이어진 측면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년이 연장된 기존 근로자의 고용 유지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청년 인턴이나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줄인 것으로 풀이했다.

반면 정년 연장과 청년 고용이 단순한 대체 관계가 아니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노동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령층과 청년층의 일자리는 산업 구조와 기업 규모에 따라 각기 다른 효과를 나타내며 상호 보완적인 성격을 띠기도 한다. 

고령층의 고용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유지될 경우 이들의 소득 여력이 높아져 전반적인 소비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서비스업을 비롯한 경제 전반의 새로운 고용을 창출하는 선순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는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와 임금 체계가 꼽힌다. 근속연수에 따라 자동으로 임금이 인상되는 연공급 중심의 임금 체계에서 한번 고용하면 유연한 인력 운용이 어려운 환경 탓에 기업의 신규 채용 여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즉 세대간 갈등의 원인은 정년 연장 자체가 아닌 노동시장의 고질적 구조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고령층의 고용 연장 논의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임금체계 개편과 청년층 우대 조치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한다. 일본 등 해외 사례처럼 정년 자체를 물리적으로 늘리는 방식 외에도 계약직 재고용 등 다양한 형태의 '계속고용 방식'을 도입하고, 직무 중심의 임금체계 전환을 통해 기업의 비용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기업이 고령 인력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청년 채용을 일정 비율 이상 유지하도록 유도하는 제도적 인센티브도 언급된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년을 연장하면서 기업이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근로자와 기업 모두 이익이 될 수 있는 방향의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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