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일본 응원단이 경기장 안에서 욱일기를 펼친 모습이 포착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번 경기는 FIFA 월드컵 역사상 통산 1000번째 경기라는 상징성을 가진 무대였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일본은 21일(한국시간)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튀니지와 맞붙었다. 1930년 우루과이 대회로 시작된 월드컵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개최되지 못한 1942년, 1946년 대회를 제외하고 4년마다 이어져 왔으며 이날 경기가 FIFA가 집계하는 월드컵 본선 통산 1000번째 경기로 기록됐다.
역사적인 경기인 만큼 경기 전부터 현장은 뜨거운 응원 열기로 가득했다. 그러나 경기장 관중석 일부에서 욱일기가 등장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현장 취재진에 따르면 일본 응원단 일부는 응원 과정에서 욱일기를 펼쳐 흔들었고, 이를 몸에 두른 채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일부 장면은 경기장 전광판에도 노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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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일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일본과 네덜란드의 조별리그 경기 당시에도 일본 현지 거리응원 현장에서 욱일기가 등장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이를 지적했던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경기장 내 욱일기 응원이 FIFA 안전요원에 의해 제지된 사례를 언급하며 "월드컵 응원 수단으로 욱일기를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번에는 거리응원이 아닌 월드컵 경기장 내부에서 직접 등장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축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월드컵 1000번째 경기에서 나타난 장면이라는 점 때문에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역사적 상징물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욱일기는 붉은 태양을 중심으로 여러 갈래의 빛이 퍼져 나가는 형태의 깃발이다. 일본 육군은 1870년부터, 일본 해군은 1889년부터 이를 군기로 사용했다. 이후 일본이 한반도 식민 지배와 중국 침략, 태평양전쟁을 벌이던 시기에 군대의 상징으로 활용되면서 군국주의와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이미지가 강하게 형성됐다.
한국과 중국,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에서는 욱일기를 과거 침략전쟁의 상징으로 인식한다. 특히 일제강점기를 경험한 한국에서는 식민지배와 강제동원, 전쟁범죄의 기억과 연결돼 있어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유로 국제 스포츠 경기나 문화행사에서 욱일기가 등장할 때마다 역사 인식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 뉴스1
실제로 아시아축구연맹(AFC)은 과거 경기장에서 욱일기를 사용한 사례에 대해 제재를 가한 적이 있다. 2017년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일본 구단 서포터가 욱일기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구단이 벌금을 부과받았다. 또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경기장 내 욱일기 사용이 제지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된 바 있다.
반면 일본 정부와 일부 일본 내 단체는 욱일기가 현재도 일본 해상자위대에서 사용되는 전통 문양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을 비롯한 여러 아시아 국가들은 역사적 맥락을 고려할 때 단순한 전통 문양으로 볼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욱일기는 지금도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가장 민감한 역사 상징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월드컵이라는 세계 최대 스포츠 축제의 무대에서 다시 등장한 욱일기는 단순한 응원 도구를 넘어 역사 인식 문제를 둘러싼 논쟁을 재점화시키고 있다. 특히 FIFA 월드컵 1000번째 경기라는 상징적인 순간에 포착된 만큼,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정치·역사적 상징물 관리에 대한 논의도 한층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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