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후 대기업 취업이 보장되는 주요 대학의 '반도체 계약학과' 입시 합격선이 국내 최고 학부인 서울대학교 자연계열 일반 학과의 합격선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상위권 이과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실용적이고 안정적인 첨단 학과로 쏠리면서 입시 지형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종로학원이 21일 대입 정보 포털 '어디가'에 공개된 대학별 합격 점수(최종 등록자 70% 컷 기준)를 분석한 결과 2026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취업이 연계된 5개 주요 대학 반도체 계약학과의 국어·수학·탐구영역 백분위 평균 점수는 96.2점을 기록했다. 이는 의약학 계열을 제외한 서울대 자연계열 일반 학과의 평균 점수인 95.8점보다 0.4점 높은 수치다.
최상위권 입시의 최정점에 있는 의과대학(합격 점수를 비공개한 가천대 제외 38개대 기준)의 경우 경인권 의대가 99.0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서울권 의대(98.8점), 지방권 의대(97.2점) 등으로 나타나 여전히 반도체 계약학과나 서울대보다 높은 합격선을 유지했다.
결과적으로 2026학년도 자연계열 최상위권 합격선은 경인권 의대, 서울권 의대, 지방권 의대, 반도체 계약학과, 서울대 자연계열 순으로 촘촘하게 형성됐다.
※ 어디가 공개 각 대학별 합격점수 기준/국수탐백분위 평균 최종등록자 70% 컷
※ 서울대 자연은 의약학계열 제외한 일반 학과 기준
※ 의대는 합격점수를 비공개한 가천대를 제외한 38개대(서울 8개대, 경인 3개대, 지방 27개대)
반도체 계약학과를 연계 기업별로 살펴보면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근소하게 앞섰다. SK하이닉스와 협약을 맺은 고려대·서강대·한양대 3개 대학의 평균 점수는 96.7점으로 삼성전자와 손잡은 성균관대·연세대 2개 대학 평균(95.5점)보다 1.2점 높게 형성됐다.
개별 대학 합격선은 한양대 반도체공학과(SK하이닉스)가 98점으로 가장 높았고, 고려대 반도체공학과(SK하이닉스)가 97점으로 뒤를 이었다. 그다음으로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삼성전자) 96점,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SK하이닉스)와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삼성전자)가 각각 95점을 기록했다.
모집 단위별로 고려대·연세대·성균관대는 정시 '가'군에 속해 서로 중복 지원이 불가했고, 서강대와 한양대 역시 '나'군으로 묶여 상호 중복 지원이 불가능한 구조였다.
입시 전문가들은 다가오는 2027학년도 대입에서 이 같은 현상이 더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7학년도에는 '지역의사제' 도입 등으로 의대 모집 정원이 늘어난 상황임에도 국가 차원의 반도체 인력 양성 분위기와 맞물려 반도체 계약학과에 대한 관심이 오히려 더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과거 '의대 아니면 서울대 자연계'라는 두 가지 선택지에 머물렀던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진로 공식도 '의대, 반도체 계약학과, 서울대 자연계'를 놓고 고민하는 3자 다변화 구도로 재편될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삼성이나 SK하이닉스 연계 반도체 계약학과와 서울대 공대에 동시 합격할 경우 현재 상황으로 볼 때 반도체 계약학과를 최종 선택하는 학생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전망하며, 이러한 선택의 변화가 향후 합격 점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직전 연도인 2025학년도의 경우 각 대학이 국·수·탐 평균 점수를 명확히 공개하지 않았고, 2024학년도는 발표 기준이 제각각 달라 과거와의 정확한 추세적 비교는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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