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주식시장 호조로 국민연금이 높은 투자수익률을 보이면서 기금 소진 시점이 약 4년~7년 늦춰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연기금의 지속가능성에는 여전히 한계가 존재하는 만큼 시장 변동성에 대비한 체계적인 기금 운용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국민연금 운용현황 개요와 2026년 기금운용위원회 회의자료를 종합하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민연금 기금 자산은 약 1천526조 원으로 전년 말(1천458조 원) 대비 68조 원가량 불어났다.
특히 국내주식 평가액은 320조 9천만 원으로 작년 말(263조 7천만 원)보다 57조 원 이상 급증했고, 전체 기금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불과 석 달 만에 18.1%에서 21.1%로 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반도체주를 필두로 한 코스피의 지속적인 강세가 주된 요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기금 고갈 우려가 깊었던 국민연금은 주식시장 호조로 적립금 규모가 늘며 다소 숨통이 트인 모습이다.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는 지난해 6월 보고서를 통해 국민연금 모수개혁 적용 시 재정수지 적자 전환은 2048년, 기금 소진은 2065년에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예정처는 이달 18일 '기금운용실적 개선에 따른 국민연금 재정 수정전망' 보고서에서 "2025년까지의 적립금 증가 등 반영에 따라 재정수지 적자 전환 시점은 2년, 기금 소진 시점은 4년 연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적자 전환 시점을 2050년, 기금 소진 시점을 2069년으로 전망했다.
지난 2025년 국민연금 자산 가운데 국내주식 부문 수익률은 35.12%에 달해 18.82%의 총자산 수익률을 기록했다. 장기 수익률 전망은 그대로지만 2025년 말 기준 적립금이 당초 예상보다 커졌고, 이러한 적립금이 재정전망의 초기값이 되면서 소진 예상 시점이 뒤로 밀렸다.
예정처는 한국 및 해외 주요국의 거시경제 전망을 토대로 향후 전망기간(2026년~2100년)의 기금운용수익률 평균치를 4.6%로 잡았다. 만약 수익률이 여기서 1%포인트 더 높아질 경우, 소진 시점은 12년 추가 연장된 2082년에 도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역시 국내 증시의 상승 흐름이 기금 고갈 시계를 늦췄다고 분석했다.
현수엽 복지부 일부 차관은 지난달 국무회의에 참석해 "전 재정추계 때 (고갈 예상 시점이) 2071년이었지만, 이번에(2025년에) 수익을 많이 내서 잠정적으로 7년 정도 더 늦춰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워낙 국내주식 수익률이 높아서 원래 예상했던 것보다 기금 규모가 커졌다"며 "연금개혁으로 인한 효과는 이미 고려했던 것이고, 내부적으로는 거기에 더해 (국내주식 호조로) 7년 정도 소진 연도가 늦춰지는 것으로 대략 추산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금 소진 예상 시점이 늦춰졌음에도 기금운용의 지속가능성이 여전히 제한적인 데다, 예상치 못한 시장 변동성이 앞으로의 기금운용 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우림 국회예산정책처 사회비용추계과 분석관은 "(수익률이) 안정적으로 계속 4.6%를 기록하는 것과 '마이너스(-)가 포함된 평균 4.6%'는 다르다"며 "경제 충격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수익률 변동에 따라 (기금운용) 성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지난 2022년(-8.22%), 2018년(-0.92%), 2008년(-0.18%)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김 분석관은 "장기적인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서는 기금운용 성과 제고뿐 아니라 기금 감소 국면에 대한 대비도 함께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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