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흥행하며 교권 붕괴의 민낯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일선 학교 현장에서 초등학교 교사들이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극심한 정서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학교 교사는 3명 중 1명이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무력감을 느끼는 반면, 초등학교 교사는 2명 중 1명꼴로 무력감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금종예 한국교육개발원(KEDI) 연구위원은 ‘교육정책포럼’ 최신호에 기고한 보고서를 통해 “중학교 교사와 비교했을 때 초등학교 교사 집단에서 학부모 응대에 따른 고충을 더 심각하게 인식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교육개발원이 2023년 9~11월 전국 297개 초등학교 교사 5천578명, 2024년9~11월 전국 292개 중학교 교사 6천779명을 대상으로 각각 실시한 ‘학교교육 실태조사’ 결과를 심층 비교 분석한 결론이다
분석 결과, ‘학부모의 민원 또는 신고 등이 걱정되느냐’는 문항에서 초등교사의 68.9%가 동의해, 10명 중 7명꼴로 상시적인 불안감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매우 그렇다’가 40.7%, ‘그렇다’가 28.2%였다. 반면 1년 뒤 조사된 중학교 교사의 동의율은 44.6%로, 초등교사보다 24.3%p 낮았다.
정서적 소진을 뜻하는 다른 지표에서도 격차는 확연했다.
초등교사는 절반에 가까운 49.4%가 학부모 관계에서 무력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중 '매우 그렇다'는 28.3%, '그렇다'는 21.1% 등이었다. 반면 이같은 질문을 받은 중학교 교사 중 31.7%가 무력감을 느낀다고 했다.
‘정서적 압박을 느낀다’(53.4%)와 ‘갈등으로 업무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51.6%)는 응답도 초등교사 집단에서는 과반을 기록해, 30%대에 머문 중학교 교사들과 대조를 이뤘다.
이는 영유아기 연장선에 있는 초등 교육의 특성상 학부모의 과잉 개입과 밀착 요구가 중학교에 비해 빈번하기 때문으로풀이된다.
특히 이러한 민원 부담은 교직 경력과 무관하게 나타나고 있다.
조사 결과 ‘민원·신고가 걱정된다’는 응답은 경력 5년 이하(78.0%) 초임 교사뿐만 아니라 6~10년 차(77.3%), 11~15년 차(72.6%) 등 중견 교사들 사이에서도 별반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학부모 관계에서 느끼는 ‘무력감’의 경우, 5년 이하(51.7%)보다 6~10년 차(58.1%)와 11~15년 차(56.0%)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경력이 쌓여 업무 숙련도가 높아지더라도 교사 개인이 받아내는 악성 민원의 압박과 사법적 쟁송의 위험 앞에서는 베테랑 교사조차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 일반적인 초등교사의 교직 만족도는 39.1%로 불만족(30.6%)보다 높았고, 학부모 응대에 높은 부담을 느끼는 ‘고부담 집단’의 경우 불만족도가 과반인 50.2%로 치솟았다.
금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이러한 결과는 학부모 응대의 어려움이 초등교사의 직무 만족도와도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사가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이 지속적으로 보완·강화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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