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에서 물건을 잃어버려도 앞으로는 유실물센터까지 직접 찾아가지 않고 집이나 회사에서 받을 수 있게 된다.
붐비는 지하철···기름값 상승에 대중교통 이용량 증가 / 뉴스1
서울교통공사는 오는 7월부터 유실물센터에 보관 중인 물품을 고객이 원하는 주소로 보내주는 ‘유실물 집 앞 배송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이번 서비스는 지하철 이용객이 유실물을 되찾기 위해 평일 업무시간에 맞춰 유실물센터를 직접 방문해야 했던 불편을 줄이기 위해 마련됐다. 직장인이나 지방 거주자처럼 센터 방문이 쉽지 않은 이용객도 본인 확인과 배송 신청 절차를 거치면 택배로 물건을 받을 수 있다.
서비스 이용을 원하는 시민은 먼저 유실물센터에 연락해 본인의 물건이 보관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후 본인 확인 절차를 마친 뒤 전용 신청 사이트에서 배송받을 주소를 입력하고 비용을 결제하면 된다. 접수가 완료되면 보관 중인 유실물이 택배로 발송된다.
다만 모든 유실물이 배송되는 것은 아니다. 음식물과 현금 등 일부 품목은 배송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금과 귀중품은 관련 규정에 따라 별도 절차로 관리된다.
하루 평균 460건…서울 지하철 유실물 계속 늘었다
서울교통공사가 집 앞 배송 서비스를 도입한 배경에는 해마다 늘어나는 지하철 유실물 규모가 있다.
서울교통공사가 지난 5월 공개한 '2025년 서울 지하철 유실물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유실물은 총 16만7738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약 460건, 약 3분마다 1건꼴로 유실물이 발생한 셈이다.
전년 15만 2540건과 비교하면 약 10% 증가했다. 최근 5년간 서울 지하철 유실물은 꾸준히 늘어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하철 이용객이 많고 이동 동선이 복잡한 데다 승하차 과정에서 소지품을 놓고 내리는 사례가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유실물센터에서 보관중인 유실물들의 모습. /서울교통공사 제공
휴대전화보다 많았다…1위는 5년 연속 ‘지갑’
가장 많이 잃어버린 물건은 휴대전화가 아니라 지갑이었다. 지난해 서울 지하철에 접수된 지갑 유실물은 3만 6387건으로 집계됐다. 지갑은 최근 5년 연속 유실물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의류가 2만 7226건으로 2위를 차지했다. 가방은 2만 662건, 휴대전화는 1만 9966건, 귀중품은 1만 1064건으로 뒤를 이었다.
한때 지하철 유실물 상위권을 차지했던 휴대전화는 지난해 4위로 내려갔다. 반면 의류와 귀중품은 전년보다 각각 약 16%, 26% 증가하며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였다.
계절 변화나 외출 증가도 의류 유실물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겉옷이나 모자, 목도리처럼 벗었다가 좌석이나 선반에 두고 내리는 물건이 많아진 것이다.
현금만 5억 8000만 원 넘게 접수
현금 유실물 규모도 컸다. 지난해 서울 지하철에서 접수된 현금은 총 5억 8090만 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75.7%인 4억 3960만 원은 주인에게 반환됐다. 나머지 24.3%는 주인을 찾지 못해 경찰에 인계됐다.
지갑 유실물이 가장 많은 만큼 현금과 신분증, 카드가 함께 접수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 현금은 이번 집 앞 배송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돼 기존 절차에 따라 별도 관리된다.
서울교통공사 제공
종착역에 유실물 몰렸다…방화역 8943건
유실물이 가장 많이 접수된 역은 방화역이었다. 지난해 방화역에서는 8943건의 유실물이 접수됐다. 이어 양천구청역 6121건, 봉화산역 4724건, 오금역 3932건, 불암산역 3637건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역은 대부분 종착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열차가 차량기지로 들어가기 전 최종 점검을 하는 과정에서 좌석이나 선반, 객실 바닥 등에 남겨진 물건이 한꺼번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승객 입장에서는 종착역이 아니더라도 내리기 전 좌석 주변과 선반 위를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박물관 굿즈부터 빵까지…유실물도 다양해졌다
지하철 유실물 종류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 시기에는 대회 기념품이 다수 접수되고, 이촌역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 기념품이 발견된 사례도 있었다. 서울역에서는 대전 지역 유명 제과점 빵이 유실물로 접수되기도 했다.
음식물은 원칙적으로 당일 폐기된다. 다만 통조림처럼 보관이 가능한 일부 품목은 예외적으로 일정 기간 보관될 수 있다.
유실물은 경찰민원24에 등록된 뒤 각 호선 유실물센터로 이동한다. 일정 기간이 지나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경찰로 인계된다. 지난해 접수된 유실물 가운데 51.4%는 주인에게 돌아갔고, 30.1%는 경찰에 이관됐으며, 18.5%는 보관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잃어버렸다면 시간·장소 기억이 중요
지하철에서 물건을 잃어버렸다면 분실 사실을 안 즉시 시간과 장소를 최대한 정확히 떠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탑승한 노선과 열차 방향, 내린 역, 탑승 칸 위치, 좌석 주변 여부 등을 기억해 가까운 역 고객안전실이나 고객센터에 신고하면 유실물 확인에 도움이 된다.
경찰민원24에서도 유실물 조회가 가능하다. 날짜와 물품 유형, 잃어버린 위치 등을 입력하면 등록된 유실물을 확인할 수 있고 사진이 함께 올라오는 경우도 있다.
본인 물건으로 확인되면 신분증을 지참해 보관 중인 역이나 유실물센터를 방문하면 된다. 7월부터는 배송 대상 품목에 한해 이 절차 뒤 집이나 직장으로도 받을 수 있다.
김태균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원하는 역 물품보관함에서 유실물을 수령할 수 있는 ‘또타 유실물 배송 서비스’에 이어 ‘집 앞 배송 서비스’까지 확대해 승객 편의를 한층 높였다”며 “앞으로도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지속 발굴해 보다 편리한 지하철 이용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Copyright ⓒ 위키트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