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드나 음료, 생선 요리에 레몬즙을 쓰려고 레몬을 반으로 잘라 짜 보면, 힘껏 쥐어도 즙이 몇 방울밖에 안 나와 답답할 때가 있다. 손목만 아프고 정작 과즙은 절반쯤 레몬 속에 그대로 남는다.
이럴 때 짜기 전에 레몬을 전자레인지에 10초만 돌리면, 같은 레몬에서 즙이 훨씬 많이 나온다. 작은 차이 같지만 직접 해 보면 그 양이 눈에 띄게 다르다.
원리는 레몬 속 세포에 있다. 레몬의 과즙은 알알이 작은 주머니, 곧 세포 안에 갇혀 있는데, 차가운 레몬은 이 세포벽이 단단해 잘 터지지 않는다. 그래서 손으로 아무리 눌러도 즙이 안쪽에 남는 것이다.
특히 냉장고에서 막 꺼낸 차가운 레몬일수록 이 현상이 심하다. 과즙이 적게 나오는 것은 레몬이 마른 탓이 아니라, 즙이 안에 갇혀 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전자레인지에 10초
레몬을 통째로 전자레인지에 넣고 10초에서 20초쯤 데우면, 열에 의해 단단하던 세포벽이 부드러워진다. 그 상태로 짜면 세포 주머니가 쉽게 터지면서, 살짝만 눌러도 즙이 쏟아지듯 나온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하면 효과가 배가된다. 데우기 전이나 후에 레몬을 도마 위에 놓고 손바닥으로 지그시 누르며 굴려 주는 것이다. 이렇게 굴리면 안쪽 과육이 미리 으깨져, 짤 때 즙이 한결 잘 빠져나온다.
자르는 방향도 영향을 준다. 레몬을 꼭지와 반대 방향이 아니라 세로로, 즉 양 끝을 잇는 방향으로 길게 잘라 짜면 과육 칸이 더 많이 열려 즙이 잘 나온다는 이야기도 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 전자레인지에 너무 오래 돌리면 레몬 속 수분이 끓어 껍질이 터지거나 즙이 새어 나올 수 있다. 그러니 한 번에 오래 돌리지 말고, 10초씩 끊어 가며 레몬이 적당히 따뜻해졌는지 만져 보는 것이 안전하다.
라임·오렌지도 같은 원리
이 방법은 레몬에만 통하는 것이 아니다. 라임이나 오렌지, 자몽처럼 즙을 짜서 쓰는 다른 감귤류 과일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껍질이 두껍고 단단해 즙이 잘 안 나오는 과일일수록 데우기의 효과가 더 크다.
전자레인지가 없거나 쓰기 번거롭다면, 따뜻한 물에 레몬을 몇 분 담갔다가 짜도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굴려서 과육을 으깨는 것만으로도 즙이 늘어나니, 데우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굴리기만 해도 도움이 된다.
한 가지 기억할 것은 레몬즙은 짜는 즉시 산화가 시작돼 향과 맛이 빠르게 변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쓸 만큼만 그때그때 짜는 것이 가장 좋고, 남은 즙은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하면 하루 이틀은 쓸 수 있다. 얼음 틀에 부어 얼려 두면 필요할 때 한 칸씩 꺼내 쓰기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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