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주 야생지역 철새서 H5N1형 발견…호주 본토에서 첫 확진 사례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호주 본토에서 처음으로 H5N1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사례가 나와 당국이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20일(현지시간) 자국 본토에서 처음으로 H5N1형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바이러스가 검출된 곳은 서부 웨스트오스트레일리아(WA)주 퍼스에서 남동쪽으로 570㎞ 떨어진 에스페란스 야생 지역이다.
줄리 콜린스 호주 농림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철새 한 마리에서 해당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며 "같은 지역에서 병이 든 채 발견된 또 다른 종류 새의 검체에서도 양성 의심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호주는 본토에서 H5N1형 조류인플루엔자 확진 사례가 나오지 않은 유일한 대륙이었다.
다만 호주 연구진들은 지난해 자국 본토에서 남서쪽으로 4천100㎞가량 떨어진 남극 인근 허드 맥도널드 제도에서 H5N1형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해 남방코끼리물범 새끼 1만7천마리 가운데 1만3천마리(70%)가 집단 폐사했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곳은 호주 영토지만 사람은 살지 않는 무인도로 펭귄과 물범 등이 많은 주요 야생동물 서식지다.
앞서 2024년 5월 호주 어린이가 H5N1형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렸으나 여행지인 인도에서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호주 확진 사례에서는 제외됐다.
외신들은 이번에 호주 본토에서도 확진 사례가 나오면서 전염성이 매우 높은 이 변종 바이러스가 이제 모든 대륙으로 확산했다고 짚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확산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콜린스 장관은 "현재 대량 폐사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 바이러스가 가금류나 농장에까지 침투했다는 증거도 없다"고 설명했다.
호주 정부는 긴급회의를 여는 등 H5N1형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을 막기 위한 국가 차원의 대응에 나섰다.
또 H5N1형 조류인플루엔자가 남극 인근에서 이동해 온 철새를 통해 호주 본토에 유입됐는지도 조사 중이다.
다만 인간이 H5N1형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린 사례는 많지 않으며, 인간 간 전파는 보고된 적이 없다.
인간 전염 사례는 대부분 감염된 동물과 밀접하게 접촉한 경우지만, 사망률은 매우 높은 편이다.
WHO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25년 사이에 인간이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린 사례는 1천건가량이다. 주로 이집트,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지에서 보고됐고 감염자의 48%가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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