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중심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면서 기업금융 등 생산적 금융 확대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일 한국금융연구원 김석기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은행의 자산구조와 생산적 금융 확대 과제' 보고서를 통해 국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과 미국 JP모건, 일본 미쓰비시UFJ(MUFG)의 자산 구조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국내 4대 은행의 총자산 대비 가계대출 비중은 평균 27.8%에 달했다. 이는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14.5%)의 약 두 배 수준이며, 일본 최대 금융그룹인 미쓰비시UFJ(3.1%)와 비교하면 격차가 더욱 컸다.
반면 원금 손실 가능성이 사실상 없는 예금과 중앙은행 예치금, 국공채 등 초저위험 자산 비중은 해외 은행들이 훨씬 높았다. 총자산 대비 초저위험 자산 비중은 JP모건이 29.2%, 미쓰비시UFJ가 41.8%를 기록한 반면 국내 4대 은행 평균은 11.8%에 그쳤다.
초저위험 자산은 위험가중자산(RWA)을 낮춰 자본 규제 부담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은행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기업대출이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금융(IB) 등 위험자산을 추가로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게 된다. 해외 대형 은행들이 기업금융과 투자금융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반면 국내 은행들은 가계대출 비중이 높은 구조 탓에 위험가중자산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까지 강화되면서 은행들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는 기업금융과 신산업 투자 확대가 필요하지만 현재의 자산 구조로는 적극적인 역할 수행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편중 구조는 생산적 금융 확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안전자산 비중을 높이는 동시에 고수익 자산 운용을 확대하는 '한국형 바벨 포트폴리오' 전략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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