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부정맥과 수면무호흡증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대표적인 질환”이라며 “부정맥 치료 후 코골이가 완화될 수 있지만, 코골이가 줄었다고 수면무호흡증까지 해결된 것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부정맥 치료 후 코골이가 줄어드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심박 리듬이 안정되면서 교감신경 항진이 감소한다. 심방세동과 같은 부정맥이 있으면 밤에도 심박 변동과 각성이 증가해 수면의 질이 떨어질 수 있는데, 치료 후 심장 리듬이 안정되면 수면 중 호흡도 보다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또한 심장 기능이 개선되면 목 주변으로 이동하는 체액이 감소한다. 심장 기능이 떨어진 환자는 누웠을 때 다리나 복부에 있던 체액이 목 쪽으로 이동하면서 상기도를 좁게 만들 수 있다. 해외 연구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Rostral Fluid Shift(체액의 상방 이동)’라고 설명하며, 수면무호흡증 악화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심방 부담과 폐울혈이 감소하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반복적인 무호흡 과정에서 심장에 부담이 가해지는데, 부정맥 치료로 심장 기능이 안정되면 이러한 부담이 줄어들면서 야간 호흡도 일부 개선될 수 있다. 야간 심계항진이나 숨참 증상이 감소하는 것도 수면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준다.
해외 연구들은 수면무호흡증과 심방세동의 연관성을 지속적으로 보고하고 있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연구에서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에서 심방세동 치료 후 재발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으며, 여러 메타분석에서는 양압기(CPAP) 치료가 심방세동 재발 감소에 도움이 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미국수면학회(AASM)와 유럽심장학회(ESC) 역시 심방세동 환자에서 수면무호흡증 선별검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임상 현장에서는 부정맥이 코골이를 만드는 경우보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 먼저 발생하고 이후 부정맥이 생기는 경우가 훨씬 흔하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반복적인 저산소증과 혈압 상승, 교감신경 활성화를 유발해 심방세동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진규 원장은 “부정맥 치료 후 코골이가 줄어들 수는 있지만 이는 심장 기능 안정에 따른 간접적인 효과일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심방세동, 고혈압, 당뇨병, 뇌졸중 병력이 있거나 코골이와 주간졸림이 동반된다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수면무호흡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면무호흡증을 함께 치료해야 부정맥 재발을 줄이고 심혈관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며 “코골이가 좋아졌더라도 객관적인 검사 없이 수면무호흡증이 해결됐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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