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사 주지 정념스님 출판기념회…"문명전환기, 불교 역할 중요"
9월 총무원장 선거 출마는 말 아껴…"자리 주어지면 마다할 일 없어"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은 19일 "인공지능(AI)에 수계식을 하거나 가사를 입히는 건 AI 시대를 깊게 통찰하지 못한 결과"라며 현 조계종 지도부의 AI 인식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오는 9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출마를 시사한 바 있는 정념스님은 그러나 명확한 출마 선언은 다음으로 미룬 채 종도의 컨센서스(일치된 의견)를 강조했다.
정념스님은 19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책 '퇴우 정념, 시대를 깨우다' 출판기념회를 연 후 기자들과 만나 "문명 대전환 시기에 불교 철학을 기반으로 거대 담론을 생산해낼 필요가 있다"고 불교의 시대적 역할을 역설했다.
정념스님은 "AI 시대를 충분히 이해하면서 인간의 AI 종속과 인간성 상실, 윤리성 저하 등의 문제를 깊이 살펴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게 불교가 경종을 울리거나 윤리성을 제시해야 한다"며 "그런 문제를 지금 불교계가 좀 소홀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조계종의 로봇스님 수계식을 겨냥한 듯 "AI에 수계식을 하거나 가사를 입히는 건 AI 시대를 깊게 통찰하지 못한 결과"라며 "과도한 퍼포먼스 중심으로 교단이 나아가는 것"을 우려했다.
이어 곧 4년 임기를 마치는 총무원장 진우스님을 향해 "그런 관점으로 AI 시대를 바라보면 앞으로 4년을 더 하신다 해도 잘 하실 수 있겠나 생각한다. AI 시대 통찰이 부족하다는 충언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정념스님은 조계종 총무원이 역점 추진하는 선명상 보급과 관련해서도 "조계종 본래의 정체성을 흐릴 수 있다"며 "불교를 더 쉽게, 힙한 불교로 젊은층에 어필하는 일정 부분 노력은 평가하지만 그것이 과도하면 본질이 희석되고 본말이 전도될 수 있다"고도 말했다.
2004년부터 월정사 주지를 여섯 차례 연임한 정념스님은 지난 4월 '오대산의 고승' 출간 간담회에서 "종단에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9월 예정된 38대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당초 이날 출판기념회가 본격적인 선거 출정식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으나, 정념스님은 아직 공식 후보 등록도 개시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한 듯 명확한 출마 선언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AI 시대 불교의 역할 등을 강조하면서 "자리가 주어지면 마다할 일은 없겠다"는 등의 말로 의지를 재차 밝혔다.
총무원장 선출 방식과 관련해 정념스님은 "종도의 의사가 잘 결집되면 추대도 가능한 일"이라며 "종교 전통에서 보면 선거는 차선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컨센서스를 모아내는 과정으로서 선거는 굉장히 의미가 있다.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는 흐름들은 선거를 통해 표출되기 때문에 원만하게 치러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출판기념회엔 전국 24개 교구본사 중 12곳 주지스님과 여야 정치인들이 다수 참석했다. 9월 3일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는 중앙종회의원 81명과 24개 교구본사에서 10명씩 선출된 240명 등 선거인단 321명의 투표로 치러진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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