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정우의 연출 복귀작 ‘로비’가 다음 달 넷플릭스에 공개된다. 극장 개봉 1년 만에 OTT를 통해 새 관객을 만나게 되면서, 이 작품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다음 달 넷플릭스 뜨는 한국 영화 / 쇼박스
‘로비’는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이 4조 원 규모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 한국 영화다. 하정우가 직접 연출하고 주연까지 맡은 작품으로, 김의성, 이동휘, 박병은, 강말금, 최시원, 차주영, 곽선영, 강해림, 박해수 등이 출연했다.
하정우, 10년 만의 연출 복귀작 ‘로비’
‘로비’는 하정우가 오랜만에 내놓은 연출작이라는 점에서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하정우는 2013년 영화 ‘롤러코스터’로 배우 겸 감독 행보를 시작했다. 이어 2015년 ‘허삼관’을 선보이며 연출자로서의 가능성을 이어갔다. 이후 긴 공백기를 거쳐 내놓은 작품이 ‘로비’다. 하정우에게는 약 10년 만의 연출 복귀작인 셈이다.
작품의 출발점은 골프장이다. 하정우는 골프라는 스포츠가 긴 경기 시간 동안 다양한 비즈니스와 인간관계가 오가는 공간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단순한 골프 영화가 아니라, 골프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접대와 로비, 권력의 흐름을 코미디로 풀어낸 작품이다.
극장 성적은 아쉬웠다…26만 관객에 그친 흥행
하정우, 10년 만의 연출 복귀작 ‘ / 쇼박스
화제성에 비해 극장 성적은 아쉬웠다.
‘로비’는 지난해 4월 극장 개봉 당시 약 26만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네이버 기준 평점은 6.51점을 기록했다. 하정우라는 이름값과 탄탄한 배우진을 고려하면 흥행 면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였다.
관객 반응도 갈렸다. “하정우식 코미디가 취향이었다”, “배우들 연기만 봐도 소소하게 웃긴다”, “특유의 말맛 때문에 본다”는 호평이 있었다. 반면 “이야기는 많은데 잘 풀어내지 못한다”, “개그와 연출이 올드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하정우 특유의 건조한 유머와 대사 중심 코미디가 맞는 관객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갔지만, 보다 선명한 서사와 대중적 웃음을 기대한 관객에게는 호불호가 갈린 작품이었다.
골프장 위에 펼쳐진 4조 원짜리 로비전
개봉 당시 흥행엔 실패... '로비' / 쇼박스
‘로비’의 중심에는 4조 원 규모의 국책사업이 있다.
극 중 스타트업 대표 창욱은 회사의 명운을 걸고 국책사업을 따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그러나 라이벌 회사 대표 광우의 방해로 기회를 번번이 빼앗긴다. 결국 창욱은 자신의 신념을 꺾고 고위 공무원 라인에 접근하기 위해 접대 골프를 시작한다.
김의성은 창욱이 로비해야 하는 핵심 인물 최실장 역을 맡았다. 박병은은 창욱의 라이벌 회사 대표 광우를 연기한다. 곽선영은 창욱 회사의 실세 김이사로 등장하고, 이동휘는 최실장을 소개하는 박기자 역을 맡았다.
강해림은 최실장의 최애 프로 골퍼 진프로로 등장한다. 차주영은 골프장 대표의 아내 다미를, 최시원은 다미의 전 남자친구이자 배우 마태수를 연기한다. 강말금은 부패한 조장관으로 변신했다.
영화 속 골프장은 스포츠 정신이 빛나는 공간이라기보다, 권력과 이해관계가 뒤엉키는 비즈니스 무대에 가깝다. 골프 카트 안에서도 서열이 나뉘고, ‘나이스 온’과 ‘굿 샷’ 뒤에는 각자의 목적과 계산이 숨어 있다.
넷플릭스에서 다시 평가받을까
넷플릭스서 터질까 / 쇼박스
‘로비’가 넷플릭스에 공개되면서 재평가 가능성도 생겼다.
극장에서 큰 흥행을 거두지 못한 작품이라도 OTT 공개 이후 입소문을 타는 사례는 적지 않다. 특히 ‘로비’처럼 캐릭터와 대사, 배우들의 앙상블에 강점이 있는 영화는 집에서 가볍게 감상할 때 다른 반응을 얻을 여지도 있다.
하정우는 개봉 당시 “‘로비’는 골프 영화라기보다 골프장에 있는 사람들, 골프장을 다니는 사람들의 접대 골프 풍경을 그린 코미디”라고 설명했다. 골프를 모르는 관객도 인물들의 이해관계와 좌충우돌 상황을 따라가면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취지였다.
결국 ‘로비’의 관전 포인트는 하정우식 코미디다. 무미건조한 말투, 툭툭 주고받는 대사, 개성 강한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불협화음이 영화의 중심을 이룬다. 대형 사건보다 인물 간의 티키타카와 상황극에 무게를 둔 블랙코미디에 가깝다.
다음 달 넷플릭스 풀리는 '로비'...개봉 1년 만 / 쇼박스
극장에서는 26만 관객에 머물렀지만, 넷플릭스 공개 이후에는 다른 방식의 소비가 가능해졌다. 개봉 1년 만에 OTT로 자리를 옮기는 하정우의 ‘로비’가 뒤늦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하정우표 블랙코미디 연출작 BEST 3
영화 '롤러코스터' (27만 관객)
하정우의 감독 데뷔작인 ‘롤러코스터’는 그의 연출 색깔이 가장 먼저 드러난 작품이다.
비행기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소동을 중심으로, 빠른 대사와 과장된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웠다.
배우 하정우가 아닌 감독 하정우의 유머 감각과 B급 코미디 취향을 확인할 수 있는 출발점 같은 작품이다.
영화 '허삼관' (95만 명)
영화 '허삼관' 스틸 / (주)NEW
‘허삼관’은 하정우가 두 번째로 선보인 장편 연출작이다.
가족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중심에 두고, 웃음과 신파, 휴먼 드라마를 함께 배치했다.
정통 블랙코미디와는 결이 다르지만, 인물의 아이러니한 상황을 통해 웃음과 씁쓸함을 동시에 끌어내려는 하정우식 연출 방향을 보여준 작품이다.
영화 '윗집 사람들' (54만 명)
영화 '윗집 사람들' / ㈜바이포엠스튜디오
‘윗집 사람들’은 하정우가 연출자로서 다시 한번 자신만의 코미디 감각을 확장한 작품으로 거론된다.
일상적인 공간과 인물 관계를 바탕으로, 어딘가 비틀린 상황에서 웃음을 끌어내는 하정우표 연출의 연장선에 놓인다.
‘롤러코스터’와 ‘허삼관’을 거쳐 이어진 그의 연출 세계가 어떤 방식으로 변주되는지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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