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인의 시선이 '2026 북중미 월드컵'을 향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역사상 처음으로 48개국 체제로 치러지다 보니 그 관심 또한 남다른 편이다. 특히 그동안 월드컵 무대에서 보기 힘들었던 국가와 선수들의 등장에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처음으로 본선 무대를 밟은 국가, 수십 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 등장한 국가들은 각 조별리그에서 나름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저 나라 어디야?" 축구로 국가 존재감 알린 월드컵 신입생들
이번 대회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카리브해·아프리카 작은 섬나라들의 반란이다. 이번에 처음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퀴라소는 카리브해의 작은 섬나라로 전체 인구는 약 15만명에 불과하다. 출전국 중 가장 작은 나라지만 대표팀 선수 중 상당수가 유럽 무대에서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별예선 1차전에서 독일에 7대 1로 패배하긴 했지만 첫 출전한 월드컵 무대에서 역사적인 첫 골을 기록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인구 약 60만명의 섬나라 카보베르데도 이번에 처음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나라다. 유럽 각국에 흩어져 활약하던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특히 조별예선 1차전에서 우승후보 스페인을 상대로 무승부를 거두는 대이변을 연출하며 이번 대회 최고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경기 직후 세계 각국의 축구팬들은 "우승 후보 잡는 스페인을 잡았으니 카보베르데가 진짜 우승 후보이다" "내가 역대 봤던 무득점 경기 중 가장 재밌었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인구 약 3700만명의 중앙아시아 맹주 우즈베키스탄도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 자국 프로리그 슈퍼리그의 탄탄한 자생력과 오랜 기간에 걸친 유소년 시스템 투자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에 1대 3으로 패배하긴 했지만 역사적인 월드컵 첫 골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인구 약 1200만명의 요르단도 월드컵 본선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요르단은 자국 프로리그 규모는 작지만 국가대표팀 중심의 집약적 육성 시스템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23 아시안컵 준우승으로 국제적인 경쟁력을 증명하기도 했다. 우즈베키스탄과 마찬가지로 조별리그 첫 경기에선 오스트리아에 3대 1로 패배했지만 월드컵 첫 골의 기쁨을 맛봤다.
암흑기 깨고 돌아온 복학생들…수십 년의 기다림, 그 결과는
오랜 암흑기를 깨고 돌아온 전통의 축구 강국들의 활약도 이번 월드컵의 관전 포인트로 꼽히고 있다. 유럽 국가 중서는 스코틀랜드와 노르웨이가 무려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 복귀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번번이 유럽 예선의 높은 벽에 가로막혔던 스코틀랜드는 주장 앤디 로버트슨을 중심으로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을 과시하고 있다. 조별예선 1차전에선 아이티를 상대로 1대 0으로 승리하며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증명해 보였다.
28년 만에 돌아온 북유럽의 강호 노르웨이는 무려 40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 복귀한 이라크와 조별예선 첫 경기를 치렀다. 전쟁과 인프라 붕괴를 극복하고 아이멘 후세인을 앞세워 역사적 귀환을 이뤄낸 이라크는 복귀 첫 경기부터 매서운 저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불리는 엘링 홀란드와 마르틴 외데고르의 황금 세대를 앞세운 노르웨이의 벽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오랜 암흑기를 버텨낸 두 나라의 치열한 맞대결은 노르웨이의 4대 1로 승리로 막을 내렸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돌아온 뉴질랜드는 오세아니아 지역 특성상 평소 치열한 경쟁 환경을 겪기 힘들다는 고질적인 약점을 안고 있었다. 하지만 과감한 세대교체 노력을 통해 다시 한 번 월드컵 티켓을 거머쥐었고 조별리그 1차전에서 중동의 강호 이란을 상대로 값진 무승부를 기록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김도균 경희대학교 체육대학원 교수는 "월드컵은 단순한 축구대회가 아니라 국가와 역사, 문화를 전 세계에 소개하는 거대한 마케팅 플랫폼이다"며 "48개국 체제는 단순히 출전 기회만 늘린 것이 아니라 세계가 더 많은 국가를 발견할 수 있도록 만든 마케팅 플랫폼의 확장이다"고 말했다. 이어 "카보베르데와 퀴라소 같은 소규모 국가들의 도전이 월드컵의 또 다른 감동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이번 월드컵은 전 세계인의 축제라는 취지에 가장 가까운 대회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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