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이현정 기자 | 무신사의 자체 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를 경험한 소비자들이 플랫폼 내 다른 입점 브랜드의 제품도 더 많이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신사는 이유석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부교수와 김종대 전남대학교 경영대학 조교수 공동 연구팀이 이같은 내용을 담은 ‘PB 운영에 따른 플랫폼과 입점 브랜드 성장에 관한 소비자 행동 기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9일 밝혔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의 과거 PB 구매 경험은 미래에 입점 브랜드를 선택하고 구매하는 데 강력한 긍정적 전이 효과를 미쳤다.
앞서 연구팀은 지난 2024년 한국유통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무신사 사례를 통해 PB의 성과가 플랫폼 전체 및 입점 브랜드 거래액 상승과 직결된다는 점을 거시적으로 밝혀낸 바 있다. 이번 후속 연구에서는 결과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실제 개별 소비자의 장바구니 내역과 구매 이력을 시간 흐름에 따라 정밀 추적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그 결과 소비자가 무신사 스탠다드 제품을 누적해서 구매한 횟수와 금액이 쌓일수록, 다음 쇼핑에서 다른 입점 브랜드를 장바구니에 담거나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확률과 금액 비중이 동반 상승했다. 특히 구매 동시성 분석을 통해 무신사 스탠다드와 함께 가장 많이 팔린 의류 브랜드를 살펴본 결과 95% 이상이 베이직·SPA 스타일을 공유하는 입점 브랜드들로 확인됐다.
이는 유통 플랫폼의 PB 출시가 중소 입점 브랜드의 시장을 잠식하거나 대체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우려를 뒤집는 결과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스타일에 부합한다면 기본 아이템이라도 브랜드를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믹스앤매치(Mix & Match)'하여 소비하는 경향을 보였다. 무신사 스탠다드의 기본 의류를 중심축으로 삼으면서도 독특한 핏이나 취향에 맞춰 다른 입점 브랜드의 아이템을 추가해 조합하는 상생의 소비 패턴이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연구를 이끈 동국대 이유석 교수는 “지난 연구가 거시적인 거래액 데이터를 바탕으로 했다면 이번 연구는 개별 소비자 개인 수준의 미시적인 행동 데이터를 통해 PB의 긍정적 전이 효과를 실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치열해진 유통 경쟁 상황에서 플랫폼이 자생하고 지속 성장하려면 매출과 영업이익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PB 출시가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됐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PB 운영 자체를 막는 것이 아니라, PB를 통해 유입된 고객의 관심과 수요를 다른 입점 브랜드의 매출로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촉발제 역할을 플랫폼이 어떻게 설계하고 부여할 것인가에 달려있다. 이는 플랫폼 생태계가 나아가야 할 상생의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PB의 소비자 행동 기반 영향력을 입증하기 위해 진행된 '2025 무신사-동국대 산학협력 연구'의 결과물이다. 무신사 측은 연구진의 요청에 따라 원천 데이터만을 제공했고, 구체적인 연구 진행과 데이터 분석은 연구팀의 독립적인 판단하에 수행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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