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우리 음식문화에서 참기름은 음식의 풍미를 완성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나물을 무치거나 국을 끓이는 등 다양한 요리에 두루 사용되며, 조리 마지막 단계에 한 방울을 곁들이는 마무리는 한식의 정체성을 살리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참기름 특유의 고소한 풍미는 결합된 식재료들의 맛을 조화롭게 묶어줄 뿐만 아니라 후각을 자극해 음식을 접하는 이들의 입맛을 돋우기도 한다.
K-컬처가 세계 전역으로 뻗어 나가면서 과거에 비해 다양한 종류의 한식이 현지 소비자들에게 널리 퍼지고 있다. 과거부터 인지도가 높았던 비빔밥은 물론이고 최근 몇 년 사이에 숏폼 등 K-콘텐츠를 통해 세계인의 선호 음식으로 급부상한 김밥에도 참기름이 필수적으로 사용된다는 점이 널리 알려졌다. 미디어를 통해 한식 조리법을 접한 외국인들이 가정에서 직접 요리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참기름 구매로 유입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최근 관세청이 발표한 무역 통계에 따르면 한국 참기름의 수출 실적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2026년 1~4월 기준 참기름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7.0% 증가한 614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수출 중량 역시 47.6% 늘어난 657톤에 도달했다.
국가별 수요를 살펴보면 최대 수출국인 미국이 260만 달러로 전체의 41.7%를 차지하며 14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고, 캐나다가 249.0% 급증한 60만 달러로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대만(7.6%), 호주(7.4%), 네덜란드(5.3%) 등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유럽을 포함한 총 62개국으로 시장이 확장되는 추세다.
참기름 수출이 가파른 성장을 나타내는 주된 요인은 전 세계적인 건강 식단 열풍과 한국 참기름의 품질적 우수성이 맞물린 결과다. 채식과 친환경 식단을 선호하는 선진국 소비 트렌드 속에서 최소화된 열처리를 거치고 화학적 첨가물이 없는 한국 참기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서구권 소비자들이 샐러드나 생선요리에 올리브 오일을 끼얹는 것처럼 한식 조리법을 차용해 참기름을 고급 ‘피니싱 오일(Finishing Oil)’로 활용하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여기에 유기농, 할랄(Halal), 코셔(Kosher) 등 까다로운 글로벌 품질 인증을 획득하고 현지 식습관에 맞춰 짜서 쓰기 편한 튜브형 포장 등을 도입한 점도 대형 유통 채널 진입의 성공 요인이다.
이러한 성과는 한식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이 요리 자체를 즐기는 단계를 넘어 직접 음식을 재현하기 위한 소스류 등 식재료의 구매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라면이나 소스류 등 기존 K-푸드 대표 품목의 선전이 참기름의 동반 구매를 유도하면서 차세대 유망 품목으로의 안착을 견인했다.
차별화된 풍미와 엄격한 품질 관리를 바탕으로 현지 프리미엄 마켓과 온라인 플랫폼에서 입지를 다진 한국 참기름이 단기적인 유행을 넘어 글로벌 소스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스컬처 권수빈 ppbn0101@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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