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서 물건 팔았다가 '사기꾼'으로 몰려…대법 "몰랐다면 책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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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서 물건 팔았다가 '사기꾼'으로 몰려…대법 "몰랐다면 책임 없다"

로톡뉴스 2026-06-19 11:18:4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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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시 보이스피싱에 연루되었더라도, 판매자가 '사기임을 모르고, 중대한 과실이 없다면' 대금 반환 책임이 없다. / AI 생성 이미지

당근마켓에서 홍콩 달러를 팔고 477만 원을 정상적으로 입금받았을 뿐인데, 생면부지의 인물로부터 '내 돈 돌려내라'는 소송을 당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보이스피싱 범죄의 도구로 이용당한 '선의의 판매자'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이들을 구제할 대법원의 명쾌한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

'사기 범행인 줄 몰랐고, 모른 데에 중대한 과실이 없다면, 돈을 돌려줄 책임이 없다'는 것이 판결의 핵심이다.

"물건은 사기꾼이, 돈은 피해자가"…덫에 걸린 판매자

사건의 구조는 교묘하고도 악랄하다. 사기꾼은 당근마켓에서 물건을 파는 A씨에게 접근해 구매 의사를 밝힌다. 동시에 또 다른 보이스피싱 피해자 B씨를 속여 물품 대금을 A씨의 계좌로 송금하게 한다.

결국 사기꾼은 A씨에게서 물건만 챙겨 사라지고, 졸지에 돈을 잃은 B씨는 자신의 돈이 입금된 A씨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소송을 제기한다.

피해자와 피해자 간의 씁쓸한 법적 다툼이 시작되는 것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런 소송을 당했다면 반드시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소송에 대응하지 않으면 원고의 주장이 아무리 부당하더라도 원고 주장이 전부 인정되어 원고가 전부승소하게 됩니다"라며 무대응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대법원의 명쾌한 기준 "악의·중과실 없으면 법률상 원인 있다"

암담한 상황에 놓인 판매자들에게 최근 대법원 판결은 한 줄기 빛이 됐다. 대법원은 이와 사실관계가 매우 유사한 중고거래 사기 사건(2024다216187)에서 판매자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보이스피싱 범죄자에 의해 '정' 명의의 계좌에서 '갑' 명의의 계좌로 이체되어 편취당한 금원은 순금 목걸이 거래대금채무의 변제에 사용된 것이므로, '갑'이 위 금원을 받을 당시 그것이 편취된 금원이라는 사실에 대하여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갑'의 금원 취득은 보이스피싱 피해자인 정에 대한 관계에서도 법률상 원인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명확히 판시했다.

이는 판매자가 사기라는 사실을 몰랐고, 모른 데에 큰 잘못(중대한 과실)이 없다면 정당한 거래의 대가로 받은 돈이므로 돌려줄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특히 이 판결은 판매자의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대한 증명 책임이 판매자가 아닌, 소송을 제기한 원고(피해자)에게 있음을 분명히 했다.

"채팅 내역이 당신의 방패"…'정상 거래'였음을 주장하라

승소의 관건은 '나는 사기인 줄 몰랐다'는 점을 방어하는 것이다. 변호사들은 판매자가 사기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고, 정상적인 거래를 했다는 점을 객관적 증거로 주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경태 변호사는 "대응 방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당근마켓 채팅 내용, 거래 게시글, 계좌이체 내역, 실제 홍콩 달러 인계 증거 등을 모두 보관해 두시기 바랍니다. 이는 의뢰인이 정당한 대가를 지급받았음을 입증하는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가림의 이용수 변호사 역시 "만약 사기 피해자의 편취금을 제3자가 가해자와의 거래 등 법률상 원인으로 수령하였다면, 제3자가 사기의 공범 또는 공동정범이라는 입증이 없는 한, 해당 제3자는 위법성이 없어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고, 법률상 원인을 갖고 금전을 취득한 것으로 부당이득이 되지 않습니다"라고 설명하며, 판매자가 범죄에 연루되었다는 증거가 없는 한 부당이득 반환 의무가 성립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결국 거래 증거를 철저히 준비해 법정에서 정상적인 상거래였음을 주장하는 것이 핵심 대응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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