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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초에 1건 처방" 위고비필 질주…파운다요는 초반 부진
13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노보의 경구 비만치료제 위고비필은 미국 출시 5개월 만에 처방 300만건을 넘기며 시장 선점 효과를 입증했다. 반면 일라이 릴리의 경구용 GLP-1 파운다요는 지난 4월 미국 출시 이후 초기 처방 속도에서 위고비필에 크게 뒤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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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의 위고비필은 지난 1월 5일 미국 출시 이후 지난 2일까지 총 처방 300만건 이상을 기록했다. 미국에서 위고비필이 약 5초에 1건꼴로 처방 조제된 셈이다. 특히 첫 100만건 달성에는 출시 후 12주가 걸렸지만 이후 200만건은 10주 만에 추가되며 처방 속도가 오히려 빨라졌다.
신규 처방의 80% 이상이 GLP-1 치료 경험이 없던 환자라는 점도 의미가 크다는 것이 노보 측 설명이다. 위고비필이 기존 주사제 GLP-1 처방을 단순히 대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사제 사용을 꺼렸던 신규 환자층까지 끌어들이며 시장 자체를 넓히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후발주자인 릴리의 파운다요는 지난 4월 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고 같은 달 초 출시됐다. 출시 이후 누적 처방 건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4주차 주간 처방은 7335건, 출시 8주차 처방은 1만7000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출시 8주차 기준 위고비필 처방이 7만4000건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노보의 초기 처방 속도가 약 4.4배 앞선 셈이다.
위고비필이 초반 경쟁에서 압도적으로 앞서가는 배경에는 임상 데이터의 우위가 자리하고 있다. 위고비필의 임상 3상(OASIS 4) 데이터에 따르면 평균 체중감량률은 16.6%로 나타났다. 반면 파운다요는 임상 3상(ATTAIN-1)에서 최고용량 기준 평균 12.4% 체중 감량을 보였다. 부작용으로 인한 치료 중단율도 파운다요가 5.1~10.3%로, 위고비필의 3.4%보다 높았다. 효능과 내약성 모두에서 파운다요가 위고비필 대비 열세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즉 위고비필은 주사제형 위고비에 근접한 체중감량 효과를 제시하며 강한 경구제라는 이미지를 확보했다. 파운다요는 체중감량률과 내약성에서 밀리는 만큼 음식·물 제한 없이 복용할 수 있는 저분자 경구제라는 복약 편의성을 앞세워 추격하고 있다.
위고비필이 앞서가는 또 다른 이유는 브랜드 파워와 접근성에 있다. 위고비는 이미 주사제 시장에서 글로벌 블록버스터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의료진과 환자 입장에서는 위고비필을 완전히 새로운 약이 아니라 먹는 위고비로 받아들이기 쉽다.
여기에 노보는 미국 내 7만개 이상 약국, 노보케어(NovoCare) 약국, 원격의료 채널 등을 통해 유통망을 넓히고 있다. 상업보험 환자 대상 절감 프로그램과 메디케어 GLP-1 브릿지(Medicare GLP-1 Bridge) 프로그램까지 더해지면서 초기 처방 확대에 유리한 환경을 구축했다.
◇ADA서 위고비필 앞세운 노보…릴리, 차세대 주사제로 반격
올해 미국당뇨병학회(ADA 2026)에서도 양사의 온도 차는 뚜렷했다. 노보가 위고비필을 앞세워 현재 경구용 비만약 시장의 선점 효과를 강조했다면 릴리는 파운다요보다 차세대 고효능 주사제 파이프라인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였다.
노보는 위고비필 처방 300만건 돌파 소식을 전면에 내세우는 동시에 세마글루타이드의 심대사 합병증 관련 사후분석 6건을 제시했다. △수면무호흡증 신규 발생 위험 감소 △천식 관련 이상반응 감소 △미조절 고혈압 환자에서의 혈압 개선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지방간 지표 개선 △체질량지수(BMI) 구간별 심대사 지표 개선 등이 포함됐다. 이는 세마글루타이드를 단순 체중감량제를 넘어 비만 관련 합병증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치료제로 확장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릴리는 ADA 2026에서 파운다요보다 차세대 주사제형 삼중작용제 레타트루타이드 방점을 찍었다. 위억제펩타이드(GIP)·GLP-1·글루카곤 삼중작용제인 레타트루타이드는 3상에서 80주 최대 28.3% 체중감량을 보였고 무릎 골관절염 통증 및 수면무호흡증 개선 데이터도 함께 제시됐다.
이는 단순 체중감량제를 넘어 비만 관련 합병증을 동시에 겨냥하는 치료제로 포지셔닝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릴리가 경구용 비만약으로 노보를 단기간에 따라잡는 것보다는 젭바운드 이후 차세대 고효능 주사제시장에서 주도권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현재 삼중작용제 분야에서는 릴리가 앞서 있다. 노보도 중국 유나이티드 바이오테크놀로지와 GLP-1·GIP·글루카곤 삼중작용제 UBT251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개발 단계는 초기에 머물러 있다. 지난 2월 공개된 중국 임상 2상에서 UBT251은 24주 최대 19.7% 체중감량을 보였다. 하지만 레타트루타이드가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한 단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개발 속도 면에서 격차가 크다. 노보는 이번 ADA 2026에서 UBT251 관련 초록 발표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다.
◇글로벌 삼중작용제 경쟁, 국내 DDS 기업에 기회?
이러한 글로벌 차세대 삼중작용제 경쟁은 주사제형 펩타이드 계열인 만큼 국내 바이오기업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경구용 비만약은 위장관 흡수 제형 기술과 저분자 후보 발굴, 대규모 임상·생산·보험 접근성까지 필요하다. 이 때문에 국내 바이오기업이 활약할 여지는 상대적으로 낮다는 관측이 나왔다.
레타트루타이드나 UBT251처럼 GLP-1·GIP·글루카곤을 동시에 겨냥하는 고효능 펩타이드 계열 비만약은 체중감량 효과가 강한 만큼 위장관 부작용과 투약 편의성 관리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이에 따라 주 1회 제형을 넘어 월 1회 또는 더 긴 투약 간격을 구현하는 장기지속형 약물전달기술(DDS)의 중요성이 커질 수 있다.
국내에서는 펩트론(087010)과 지투지바이오(456160), 인벤티지랩(389470) 등 미립구·주사제 기반 장기지속형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들이 비만 펩타이드 제형화 분야에서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펩트론은 ADA 2026에서 스마트데포(SmartDepot) 기반 월 1회 세마글루타이드 후보 PT403 데이터를 공개했다. 펩트론은 릴리와 플랫폼 기술평가 계약도 이어가고 있다. 지투지바이오는 이노램프(InnoLAMP) 플랫폼을 활용해 카그리세마와 터제파타이드, 레타트루타이드 등 이중·삼중작용제의 1개월 제형 가능성을 제시했다. 인벤티지랩은 ADA 2026에서 IVL-DrugFluidic 플랫폼 기반 세마글루타이드 월 1회 제형 IVL3021과 티르제파타이드 장기지속형 IVL3024 데이터를 발표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비만 치료 삼중작용제는 약효가 강한 만큼 방출 속도 조절과 초기 과방출 억제, 반복 투여 시 내약성 확보가 관건"이라며 "실제 글로벌 빅파마와 협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대량 생산 가능성과 임상적 안전성을 함께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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