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비트코인 유통 물량의 79%가 장기 투자자에게 집중되면서 하락장이 바닥권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2년 이상 거래가 없던 휴면 물량의 매도 압력도 줄었다. 온체인 수급 지표는 저점권 진입 가능성을 가리킨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둠에 따라 위험자산 전반에 긴축 경계감이 남았다.
1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K33리서치는 비트코인 온체인 지표가 과거 하락장 바닥권에서 나타난 흐름과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근거는 장기 보유자의 매도 축소며 과거 약세장에서는 가격이 반등할 때마다 오래된 비트코인 물량이 시장에 대거 매도됐다. 올해는 양상이 다르다. 2년 이상 휴면 상태였던 물량의 온체인 매도 압력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 장기 보유 79%, 시장 매물 감소
K33리서치는 비트코인 유통 공급량의 79%가 155일 이상 보유한 장기 투자자에게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단기 가격 변동에도 매도에 나서지 않고 있다. 시장에 나오는 제한된 물량은 대기 매수 수요가 흡수하고 있다는 게 K33리서치의 판단이다.
이런 구조는 단기 수급에 직접 영향을 준다. 매도 가능한 유통 물량이 줄면 가격 하락 국면에서도 투매 규모가 제한된다. 가격 하락으로 손실 구간에 진입한 투자자가 늘더라도, 실제 매도 물량이 급증하지 않으면 하단 형성 가능성이 커진다.
손실 구간 비중도 바닥권 신호로 제시됐다. K33리서치는 전체 유통량의 절반가량이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가격이 하락하며 보유자 상당수가 평가손실 상태에 놓였지만, 매도 강도는 과거 약세장보다 약하다. 손실 물량 확대와 매도 압력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구간은 과거 주요 저점 부근에서 반복됐다.
수급 지표뿐 아니라 자금 흐름에서도 저점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출세가 둔화된 점이다. 최근 가격 하락 과정에서 ETF 자금 이탈은 주요 악재로 작용했지만, 유출 속도가 줄면서 추가 매도 압력은 일부 완화됐다.
거래량 감소도 저점권에서 확인되는 신호로 거론됐다. 하락장 초기에는 투매와 손절 거래가 늘며 거래량이 급증한다. 이후 가격이 낮은 수준에서 장기간 머물면 매수·매도 양쪽 모두 관망세로 돌아선다. K33리서치는 현재 시장이 이 단계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 연준 동결에도 금리 인상 경계감 잔존
온체인 지표가 바닥권 신호를 내는 동안, 외부 환경은 반대 방향으로 작용했다. 연준은 17일(현지 시각)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다. 표결은 12대 0 만장일치였다. 금리 동결은 시장 예상과 일치했고 관심은 동결 자체보다 향후 금리 경로로 옮겨갔다.
점도표에서는 전망을 제출한 18명 중 9명이 올해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인하보다 동결과 인상 전망이 우세했다. 케빈 워시 신임 의장은 자신의 금리 전망을 점도표에 제출하지 않았다. 금리 결정 자체보다 신임 의장의 통화정책 경로와 발언 수위가 더 큰 변수로 부각된 배경이다.
이에 비트코인 시장에는 상반된 신호가 동시에 나타났다. 내부 수급은 장기 보유자의 매도 축소와 휴면 물량 감소로 바닥권 진입 가능성을 가리킨다. 반면 외부 환경은 연준의 긴축 경계감과 금리 인하 기대 약화로 위험자산 반등을 제약하고 있다. 온체인 지표만으로 추세 전환을 단정하기 어려운 구간이다.
▲ 스테이블코인 둔화, 기관 수요도 변수
K33리서치와 달리 윈터뮤트, 글래스노드, 비트파이넥스 등은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들은 스테이블코인 성장세 둔화와 기관 수요 부진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신규 유동성의 바로미터로 쓰인다. 증가세가 약해지면 시장 전체의 매수 여력도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관 수요도 관건으로 남았다. 현물 ETF를 통해 들어온 자금은 지난해 이후 비트코인 가격을 밀어 올린 핵심 동력이었다. 이 자금 흐름이 둔화되거나 유출로 돌아서면 장기 보유자의 매도 축소만으로 가격을 지탱하는 데 한계가 생길 수 있다.
미국과 이란의 평화 협정 협상도 단기 변수로 거론된다.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면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일부 회복될 수 있다. 반대로 협상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면 안전자산 선호가 다시 강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은 온체인 상으로는 매도 압력이 줄고 장기 보유 비중이 높아진 상태이다”며 “다만 연준의 금리 경로와 ETF 자금 흐름, 스테이블코인 유동성이 함께 개선돼야 바닥권 신호가 실제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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